현대캐피탈이 자산 50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1989년 미국에 현대오토파이낸스로 첫 해외법인을 출범시킨 이후 30년 만이다.
현대캐피탈은 1일 지난해 해외 금융법인 자산이 50조8,18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현대캐피탈 국내 금융 자산(29조6,577억원)의 약 두 배에 달하는 성과다. 해외법인의 세전이익(IBT)도 7,663억원으로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은 오랫동안 글로벌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시장 규모와 자동차 금융시장의 성숙도에 따라 독자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적용하고 현지화 전략을 통해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갔다. 현지 전문 인력 중심의 인재풀을 확보하는 한편 글로벌 법인 간 소통과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업무 시스템을 통일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해온 결과 2017년 3,561억원을 기록한 세전이익은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렸다. 자산 규모도 2017년 42조4,728억원에서 2018년 43조1,152억원으로 불려 지난해 50조원을 돌파하게 됐다.
현대캐피탈의 해외시장 개척은 2012년 국내 여신업계에서 최초로 유럽시장에 진출하며 속도를 높였다. 올해 유럽 최대의 렌터카업체 식스트(Sixt)의 자회사 식스트리싱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할부금융업에 국한된 해외법인 영업을 리스사업까지 확대시켜 해외진출 모델을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할부와 다른 사업부문으로 확대해 유럽 시장의 영업 노하우를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렸다. 현재 미국·중국·캐나다·브라질 등 전 세계 10개국에 진출한 현대캐피탈이 해외 진출 보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리스업체 가운데 사업국가와 운영·규모 등을 고려한 인수였다”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 해외법인의 자산은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에 비해 글로벌화가 더딘 국내 금융업계에서 독보적인 수준의 해외 성과를 달성했다”며 “통일된 업무 시스템 위에 현지 특성에 맞는 비즈니스 전략을 꾀해 글로벌 금융사로 올라서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