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본사.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가가 급락한 후 효성(004800)그룹 4세들이 약 3억원 규모의 ㈜효성 지분을 매입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자녀들은 30일 ㈜효성 보통주 6,1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조 회장의 장녀 조인영씨와 차녀 조인서씨가 각각 1,310주를, 장남 조재현씨가 870주를 매입했다. 조 사장의 자녀 조인희·조수인·조재하씨도 각각 870주씩을 사들였다. 30일 종가 기준으로 총 3억6,600만원 규모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55.08%에서 55.11%로 소폭 올랐다.
조 회장과 조 사장의 자녀들은 모두 미성년자다. 가장 연장자인 조인영씨가 17세이고 가장 어린 조재하씨는 4세다. 효성그룹 측은 “오너가 4세들이 기존 보유주식에 따라 받은 배당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의 보유주식 수는 총 8만4,786주다. 지난해 ㈜효성이 주당 5,000원을 배당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총 4억2,393만원의 배당금이 들어간 셈이다. 앞서 이들은 증여받은 자금 약 40억원으로 지난해 말 각각 8,250~8,500주의 ㈜효성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국내 주가가 급락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들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사 오너 일가는 주가가 저평가된 구간에서 지분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며 “증여 부담이 높은 현실에서 추후 승계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