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수출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장기 부진을 겪었던 수출이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번진 코로나 19 영향으로 올해 내내 비상 상황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 3월 수출이 46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해 2월 4.3% 증가하며 15개월 만에 장기 부진을 끊은 지 불과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3월 하루 평균 수출은 19억5,000만달러를 기록해 6.4% 뒷걸음질 쳤다. 2월 하루 평균 수출이 18억3,000만달러로 11.9% 줄어든 데 이어 감소 폭은 줄었으나 감소세는 확연했다.
품목별로 봐도 대표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3월 수출이 2.7% 감소했다. 반도체 역시 지난 2월 D램 가격 상승에 힘 입어 9.4% 증가, 15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것에서 한 달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세계적으로 올해 1·4분기 스마트폰과 PC의 출하량이 급감한 영향이 컸다. 또 국제유가가 배럴 당 20달러 대로 급락하면서 석유화학(-9%)과 석유제품(-5.9%)의 수출 역시 타격을 받았다. 석유제품의 경우 수출 단가가 배럴 당 50달러로 지난해보다 33.1%나 떨어졌고, 석유화학의 수출 단가 역시 톤(t)당 1,000달러로 같은 기간 17.6% 줄었다. 이밖에 선박 -31.4%, 디스플레이 -12.8%, 철강 -6.5%, 섬유 -8.8% 등 수출이 부진을 겪은 반면 컴퓨터 82.3%, 무선통신 13.3%, 자동차 3% 등 품목은 올랐다.
정부는 3월 수출 실적이 코로나 19의 글로벌 확산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산업부 관계자는 “대(對) 중국 수출이 회복세를 나타냈고, 미국과 EU로 가는 수출 역시 코로나 19 확산 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조업일수가 지난해보다 1.5일 많았는데도 하루 평균 수출이 감소(-6.4%)한 것을 고려하면 ‘선방’이라고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3월 수출단가가 11.7% 급락한 것도 불안감을 키운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코로나 19 확산 속도가 커지고 있는 미국과 EU 발(發) 글로벌 경제 위축 우려가 한국 수출의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세종=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