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증산전쟁'에 美셰일업체 줄도산 예고

'화이팅' 수요둔화에 파산보호신청
대형업체 옥시덴털은 경영진 교체
트럼프 오늘 업계 CEO와 간담회

산유국 간 유가전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요둔화가 겹치면서 저유가를 견디지 못한 미국 메이저 셰일업체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다. 미국 셰일업체들은 배럴당 유가 50달러(약 6만1,700원)가 생존 마지노선이어서 이대로라면 도미노 파산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셰일업체에서 시작된 기업 파산사태가 항공업계 등 미국 주요 업체들에까지 번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관련기사 5면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때 기업가치가 150억달러(약 18조5,000억원)에 달했던 화이팅페트롤리엄이 이날 휴스턴 소재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신청(챕터 11)을 냈다. 최근의 주가급락으로 화이팅페트롤리엄의 이날 시가총액은 3,400만달러(약 420억원)로 곤두박질했다. 파산보호신청은 우리나라의 법정관리와 비슷하다. WSJ는 “유가급락으로 메이저 셰일업체 중 첫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전했다 .

시장에서는 미국 셰일업계가 붕괴 위기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초대형 셰일업체인 옥시덴털은 핵심 경영진인 오스카 브라운 수석부사장이 물러났고 캘리포니아리소스와 체서피크 같은 업체는 채권단과의 협상을 위한 고문을 채용했다. 연초 배럴당 6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현재 20달러 수준으로 추락한 데 이어 마이너스로 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산유국의 증산경쟁 속에 저장고 부족으로 생산자들이 원유를 처리해주는 이들에게 되레 비용을 지불하고 처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황이 긴박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석유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저유가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경기둔화가 지속되면 미 석유기업의 채무불이행률이 17%(32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김연하기자 susop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