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맵스, 지메일 등을 성공시킨 구글은 인터넷 제품 개발과 출시에 있어 전 세계에서 가장 경험이 많고 유능한 회사다. 하지만 구글이 내놓은 몇몇 서비스들은 실패의 쓴맛을 보고 세상에서 잊혔다. 구글 웨이브, 구글 버즈, 구글 글래스 등이 그것이다. 구글만의 얘기는 아니다. 아무리 참신한 아이템과 자본, 실행력을 갖추고 있어도 시장에 나오는 90%의 신제품과 아이디어는 시장에서 실패한다. 실패의 법칙을 깨뜨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처음부터 될 만한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것’이다. 구글 최초의 엔지니어링 디렉터이자 혁신 전문가로서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아이디어 검증 전략을 수년간 강연해온 알베르토 사보이아는 신간 ‘아이디어 불패의 법칙’를 통해 아이디어를 설계하는 최적의 방법론을 제안한다.
사보이아는 3개의 스타트업 설립자이자, 지금은 업계의 전설이 된 선마이크로시스템스와 구글이 스타트업이던 시절 함께 일했던 귀중한 경력의 소유자다. 이를 통해 사보이아는 ‘될 놈’인 아이디어와 자본, 그리고 실행력이 결합한 놀라운 성공을 몸소 체험했다. 동시에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될 놈’인 아이디어를 실패에서 구해낼 방법은 없다는 뼈아픈 교훈도 겪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될 놈’이 될 아이디어를 사전 검증하는 방법, 데이터에 기반한 툴과 전략을 찾는 쪽으로 관심의 초점을 옮기게 됐다.
사보이아가 ‘될 만한 아이디어’을 찾는 검증 전략의 핵심은 바로 ‘프리토타입(PRETOTYPE)’ 기법이다. 시제품(prototype)에 앞서(pre-), 제대로 된 시제품인 척하면서 제품화할 가치가 있는 ‘될 놈’인지 여부를 값싸고 빠르게 검증하는 방법이다. 가짜 웹사이트에서 ‘구매하기’ 버튼으로 실제 고객 반응을 체크하는 외관 프리토타입, 1회성 실험으로 고객 반응을 체크하는 하룻밤 프리토타입 등 8가지 기법으로 구체화했다. 글로벌 최대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는 하룻밤 프리토타입을 활용해 잠재 고객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 비즈니스가 ‘될 놈’임을 깨달은 경우다. 사보이아는 시장에 새로운 아이디어, 제품,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이려는 기업가들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검증 기법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흥미진진하고 실용적으로 제시했다.
특히 저자는 시장 테스트를 위해 비싼 비용을 들이거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는데 쓸데없는 시간을 들이지 말라고 조언한다. 자체적으로 저렴하고, 빠르고, 숫자로 된 ‘나만의 데이터’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1만9,800원.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