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현장도 코로나 불똥...장기화땐 연쇄 셧다운 가능성

국내업체 말레이 공사 잠정 중단
3월 해외건설 수주도 18억弗 그쳐
공사비 미지급 사태로 이어질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각국이 감염 피해를 줄이기 위한 ‘셧다운(Shut Down·일시적 업무정지)’에 들어간 가운데 우리 건설사들이 진출한 해외 현장에도 불똥이 튀었다. 셧다운으로 인해 공사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아직 극소수 현장에 그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연쇄 셧다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쇼크로 국내 건설사의 올 3월 해외 건설 수주액은 최종적으로 18억달러를 달성하는 데 그쳤다.

3일 해외 건설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자국 내 모든 이동을 제한하는 긴급조치를 취하면서 이곳에서 공사를 진행하던 대림산업과 삼성물산의 공사가 잠정 중단됐다. 대림산업은 포트딕슨에서 울사도(ULSADO) 정유공장 공사를, 삼성물산은 쿠알라룸푸르에서 복합몰·오피스 등 빌딩 공사 5건을 진행하고 있었다. 당초 말레이시아 정부는 지난달 31일까지만 긴급조치를 운영하기로 했으나 오는 14일까지로 연장한 상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한국 건설사들의 해외공사 중단 사례는 말레이시아 외 국가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외 다른 현장에서는 특별한 영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다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사 중단이나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또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셧다운 외에 직원들의 출입국 문제뿐 아니라 건설 자재, 마스크, 손 소독제 등의 수급 문제로 현장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글라데시의 경우 정부가 특정 시간에만 자재 공급을 허용하고 있어 사태 장기화시 자재 부족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밖에 해외 각 현장에서는 본사에 마스크가 부족하다며 공급을 늘려달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동은 물론 아시아 등 전 세계가 우리 국민에 대한 입국 금지 및 제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수주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수주를 진행하려 했으나 갑자기 출국이 막히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건협에 따르면 3월 해외 건설 수주액이 최종 18억달러로 집계됐다. 1월 56억달러에서 2월 37억달러로 줄더니 3월에는 더 위축된 것이다. 이 가운데 수주 텃밭인 중동 지역의 3월 수주액은 9억달러 수준에 그쳤다. 수주 못지않게 업계가 걱정하는 것은 공사비 미지급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진동영·양지윤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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