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운송에 39.4兆 보조금…獨은 무제한 대출

■기간산업 살리기 나선 글로벌
日·대만 등도 대규모 금융지원


미국, 유럽 등 주요국들은 항공업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기간산업에 대한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미국에선 항공산업 긴급지원법안에 따라 항공사와 화물운송업체를 대상으로 총 320억달러(약 39조4,000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290억달러 어치의 대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항공·운송 관련 세금과 항공유에 부과하는 세금도 내년 1월까지 전액 면제됐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긴급지원법안은 하원 통과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까지 불과 이틀이 걸렸다. 그만큼 항공산업 구제가 코로나19 경제대책의 핵심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737맥스 기종 추락 사태에 이어 코로나19라는 겹악재를 맞은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에는 천문학적인 지원금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CNN, 워싱턴포스트(WP) 등 현지 언론들은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통과된 2조2,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중 ‘국가안보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한 기업’을 위한 대출금으로 책정된 170억달러가 사실상 보잉 지원에 활용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보잉이 항공기뿐만 아니라 각종 군용기, 로켓, 미사일 등도 만들기 때문이다. 더구나 협력업체가 1만7,000여곳, 관련 일자리가 250만개에 달해 실업 문제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도 지원 의사를 거듭 드러냈다. 보잉은 거래은행과 대출한도를 소진하면서 정부와 은행들에 총 600억달러의 추가 자금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유럽에선 무제한 대출을 약속한 독일 정부의 지원책이 눈에 띈다. 루프트한자 등 자국 항공사에 대한 금융지원에는 제한을 아예 없애는 한편 무이자 대출 기한도 연장해주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에어프랑스에 11억유로(약 1조4,7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피해가 극심한 일부 대기업의 경우 임시적으로 국유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항공산업 지원을 위해 국부펀드인 테마섹을 통해 105억달러 규모의 주식 및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28억달러를 빌려주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항공사 임금보조금으로 3억달러 가량을 지급할 방침이다. 대만도 정부가 나서 항공사들에게 10억 달러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일본 정부도 항공산업 대출 지원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타격이 큰 기업에 대해선 회계처리기준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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