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 있는 KT의 목동 인터넷 데이터센터(IDC) 2센터/사진제공=KT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동영상 강의를 시작한 대학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 우위를 점해온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토종 기업들이 대학 수요를 확보하며 점유율을 높여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국내 클라우드 업계에 따르면 KT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대학이 최근 일주일 만에 8개 늘어나 총 65개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NBP) 클라우드를 서울대·한국외대 등 30여개교가 활용하고 있고, NHN도 대학 수요 급증에 따라 인터넷 동영상 관련 클라우드 서버를 코로나19 이전 대비 50배 이상 증설했다.
대학들이 잇따라 클라우드 서비스를 도입하는 이유는 자체 서버로 온라인 강의 시스템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NBP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교육 관련 트래픽이 30배 증가한 상황이다. 이 경우 대학 자체 서버로는 폭증세를 감당하지 못해 마비될 우려가 있다.
대학들의 클라우드 수요 폭발에 맞춰 KT·NBP·NHN 등 토종 기업들이 저렴한 가격과 기술력 등을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특히 토종 업체들은 글로벌 기업에 비해 국내 현안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실시간 트래픽 폭증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강원도 춘천에 있는 네이버의 제1데이터센터 ‘각’/사진제공=네이버
KT는 사전에 클라우드 인프라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고, 대학별 상황에 맞춰 클라우드 서비스의 용량을 늘렸다. NHN은 사용량에 따라 유동적으로 추가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했다. 아울러 국내 업체들은 클라우드 서버에 있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전송하기 위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지원에도 나섰다. CDN은 트래픽을 분산해 접속자 폭주에도 끊김 없이 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NBP의 경우 최근 사이버강의 클라우드 서버 동시접속자 수가 지난해 평균 100명 내외보다 700배 이상 증가해 7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NBP 관계자는 “이용량 폭증을 대비해 CDN 서버를 증설했다”면서 “현재 이상 없이 클라우드 서버 및 전송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NBP 기반으로 운영되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도 온라인 개학에 대비해 지난달 서버 200대를 증설했고, e학습터 시스템을 현재 크기의 7배로 추가 증설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도 토종 업체들은 24시간 대응팀을 구성하는 등 안정적으로 서버를 운용하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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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커지기 시작한 대학 클라우드 수요를 계기로 토종 기업들이 반전의 기회를 만들어 글로벌 기업들과의 점유율 격차를 좁힐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의 점유율은 67%에 이른다. 대학 클라우드 시장도 이미 AWS의 경우 고려대와 숙명여대·연세대 등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구글도 교육용 지 스윗(G Suite) 클라우드를 무료로 서울대, 국민대 등에 지원하고 있다.
NHN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국내 교육 시장이나 정책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다른 기업들과의 협업에도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현재 NHN은 알서포트와 함께 국내 교육 상황에 맞는 효율적인 협력 대응 체계를 구축 중”이라고 말했다.
/김성태·백주원기자 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