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기저질환이 없는 20~30대가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는 가운데 ACE2 변이, 계면활성제 부족 등이 그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 의학전문기자 산제이 굽타는 5일(현지시간) 젊을수록 코로나19로 사망할 가능성이 작긴 하지만, 증세가 급격히 나빠져 사망에 이르는 사례도 간혹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지난달 말 미국 뉴저지주에선 30세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며칠 만에 사망하는 일이 나왔다. 플로리다주에서도 39세 DJ가 코로나19로 급작스럽게 숨졌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많은 사람은 상태가 나아지는 반면 일부는 갑자기 인공호흡기와 에크모(인공심폐장치) 치료까지 받다가 사망한다”며 “이 양극단을 볼 때 발병 이전 차원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람마다 코로나19 증세가 크게 다른 데 대해 과학자들은 유전적인 원인이 있는지 파악하는 중이라고 굽타는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증세에 영향을 주는 한 요소로 바이러스 수용체인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를 지목했다. ACE2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간 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을 때 이용하는 효소로, 이 둘이 연결돼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할 수 있다.

NIAID 소속 면역학자인 필립 머피는 최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실린 논문에서 “ACE2에 나타나는 유전적 변이에 따라 바이러스가 폐 세포에 침입하기 쉽거나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굽타는 일부 코로나19 환자는 폐의 수축과 이완을 돕는 계면활성제가 부족해진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계면활성제가 없다면 폐가 뻣뻣해져, 인공호흡기 치료에도 불구하고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