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방부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한미 국방장관이 6일(현지시각) 전화 통화로 한미 방위비 협상에 대해 논의했다.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전화통화를 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국방장관 사이에 통화가 이뤄진 것이다.
이는 또 외교부가 지난달 말 방위비 협상이 ‘곧 타결될 것’이라고 발표를 하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이 ‘김칫국 마시다’라는 트윗을 올려 논란이 불거진 지 나흘만이다. 방위비협상 타결 시점이 다시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포괄적 합의와 신속한 합의의 필요성을 압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이견 조율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에스퍼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정 장관이 오늘 동맹에 걸쳐져 있는 공정한 방위비 분담의 중요성을 논의하기 위해 나의 전화를 받아줘 감사하다”며 “공정하고 균형 잡히고 포괄적 합의에 신속히 서명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동맹의 상징적 문구처럼 쓰이는 ‘같이 갑시다’를 소리 나는 대로 알파벳으로 표기해 해시태그로 달기도 했다.
에스퍼 장관의 언급으로 미뤄볼 때 이날 통화는 미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강조하고 있는 ‘공정하고 포괄적 합의이 신속한 도출’이라는 입장을 거듭 압박하려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이날 에스퍼 장관에게 주한미군의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수용해달라고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에 따르면 정 장관은 통화에서 “방위비 협상 타결 이전이라도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 정부가 수용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적용될 이번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협정(SMA) 협상’은 정상적이라면 지난해 말 타결돼야 했다. 하지만, 양측간 입장차가 커 결국 올해로 넘어왔다. 미측은 기존 1조원대의 분담금을 4~5조원 대로 대폭 인상할 것으로 요구하고 있는 반면 우리측은 약 10% 인상으로 기존 SMA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