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가까워지고 日 멀어지고...코로나가 바꾼 '지자체 우정'

울산·대구·부산·충남·수원 등에
中자매도시 방역물품 지원 줄이어
日지자체와 교류는 사실상 전무

송철호(오른쪽 두 번째) 울산시장 등이 지난 2일 울산시청 광장에서 중국 자매도시에서 보낸 지원물품을 인수하며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다짐하고 있다./사진제공=울산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방자치단체의 대외 교류가 사실상 중단된 가운데 중국 우호협력(자매)도시의 지원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코로나19 초기 국내 도시들이 중국 우호도시에 보낸 방역물품에 대한 답례 형태로 도시 간 협력의 끈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7월 일본의 경제보복과 함께 시작된 한일 간 교류 중단 사태는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악화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7일 전국 지자체에 따르면 울산시 자매도시인 중국 우시시는 최근 덴탈 마스크 2만개와 방호복 500벌을, 창춘시는 덴탈 마스크 1만개와 방호복 990벌을, 우호 도시인 칭다오시는 마스크 2만개와 방호복 2,800벌을 각각 보내왔다. 옌타이시에서도 지원 의사를 표시해와 협의 중이다. 두샤오강 우시시장은 서한문을 보내 “곤경에 처할수록 두 도시 시민이 서로 도우며 함께 난관을 이겨내야 한다”며 “울산시가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응원했다. 앞서 울산시는 2월 7일 우시시와 창춘·칭다오·옌타이시에 위로 서한문과 함께 방호복 등의 방역 물품을 지원한 바 있다.

중국 사오싱·칭다오·청두시 등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에 위로 서신과 함께 마스크, 방호복, 방호 안경 등 구호물품을 보내왔다. 특히 코로나19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시에서도 의료용 마스크 2만5,000장을 보내와 눈길을 끌었다. 대구시와 우한시는 지난 2016년 우호협력도시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교류를 해오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초에는 당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던 우한시에 대구시장이 위로 서신을, 대구은행과 대구상공회의소가 지역 경제계를 대표해 마스크 1만9,000여장을 기부했다.


부산에도 지난 3일 중국 선전시가 의료용 마스크 2만장을 보내왔다. 선전시의 지원은 산둥·헤이룽장성과 상하이·톈진·광저우·충칭·샤먼·칭다오시에 이어 아홉번째다. 현재까지 중국 지방정부 9개 성·시로부터 부산시가 지원받은 물품은 마스크 53만9,744장, 보호복 6,302벌에 달한다.

충남도는 중국 12개 지방정부로부터 마스크 29만1,800장과 방역복 980벌 등을 지원받았다. 광주시도 중국 자매도시인 광저우시와 다롄·창즈시로부터 마스크와 비접촉식 적외선 체온계, 방호복, 장갑 등을 받았다. 경기 수원시도 중국 지난시로부터 마스크 3만개를 지원받았다. 마스크 상자에는 ‘서로 모든 것을 다 내어 보이는 깊은 사귐이 마치 옥주전자에 비친 차가운 달빛처럼 투명하구나’라는 뜻의 글귀가 적혀있었다.

반면 일본 지자체와의 교류는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경주시가 나라시로부터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담긴 서한을 받은 게 전부다. 중국의 시안·양저우·장자제·난핑시 등 4개 시에서 외과용 마스크 등 총 10만여점의 방역물품을 기증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 같은 양상은 향후 한·중·일 지자체 간 교류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되면 중국 지자체와의 협력이 돈독해지는 반면 일본과는 상대적으로 소원해질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울산시 관계자는 “중국 자매·우호 도시와 어려움을 함께 이겨내며 우의를 다져 앞으로 더욱 활발한 교류와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도 “앞으로 중국 지역에 어려움이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장지승기자 jjs@sedaily.com·전국종합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