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충격에도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 물량이 늘어나면서 2월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졌다. 코로나19로 인해 출국하는 해외여행객이 감소해 서비스수지가 개선된 영향도 받았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2월 경상수지는 64억1,000억달러 흑자로 지난해 5월 이후 10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흑자 폭은 전년동월(38억5,000만달러)보다 25억6,000만달러 커졌고, 전월대비로는 54억달러나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 폭이 커진 것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수지의 흑자규모가 확대된 영향이다. 수출입으로 구성되는 상품수지는 2월 65억8,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나 전월보다 흑자 규모가 46억5,000만달러 커졌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1억6,000만달러 확대됐다.
이는 설 연휴가 1월로 이동함에 따라 전년동월대비 조업일수가 3.5일 늘어났고 반도체(51.3%), 정보통신기기(27.9%) 등 국내 주요 수출품목의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출은 418억2,000만달러를 나타내면서 2018년 11월 이후 15개월만에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플러스로 돌아섰다. 수입도 원유 등 원자재 수입이 감소한 반면 자본재·소비재 수입이 늘면서 352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4월 이후 10개월만에 전년동월대비 증가 전환했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부장은 “국내 상품의 대 중국 수출이 줄었으나 미국이나 동남아 쪽으로의 수출은 증가해 상품수지가 큰 폭의 흑자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는 코로나19로 출·입국자 수가 모두 급감한 가운데 출국자 수가 더 크게 감소하면서 여행수지가 개선돼 적자 폭이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는 14억5,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대비 적자 폭이 9,000만달러 축소됐으며 여행수지는 5억7,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대비 적자 폭이 2억7,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262만명이 출국한 반면 지난 2월에는 1년전보다 60% 감소한 100만5,000명이 출국하는데 그쳤다. 입국자 수도 지난해 120만명에서 올해에는 68만명으로 43% 감소했다. /백주연기자 nice8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