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기반 동영상(OTT) 스타트업 왓챠가 200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에 나선다. 왓챠는 투자 유치에 성공하면 글로벌 콘텐츠공급사(CP)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고 대규모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통해 넷플릭스·웨이브(SKT)·티빙(CJ) 등 국내외 대형 OTT 기업이 주도하는 동영상 플랫폼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다.
7일 벤처캐피탈(VC)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OTT 스타트업 왓챠플레이를 운영하는 왓챠는 최근 200억원 안팎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이다. 투자자들은 왓챠의 기업가치를 1,200억원 안팎으로 보고 투자 규모를 최종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인기 콘텐츠 유치를 위해 콘텐츠 제작사와 제휴, 마케팅에 지출한다는 복안이다. 왓챠는 OTT가 막 개화되던 지난 2011년 설립된 국내 토종 온라인 동영상 스타트업이다. 주로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외부에서 가져와 이용자에 공급한다.
현재 국내 OTT 시장은 글로벌 기업과 대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스타트업인 왓챠로서는 여러모로 어려운 경쟁일 수밖에 없다. 이번 투자 유치도 대기업 위주의 ‘머니 게임’에서 살아 남기 위한 투자 유치라는 평가다. 현재 국내 시장은 세계 최대 OTT 기업 넷플릭스에 이어 SK텔레콤과 지상파 계열인 웨이브, CJ ENM 계열 티빙이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왓챠는 웨이브, 티빙보다 더 빨리 OTT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금 부족으로 추격자의 위치다. 온라인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 3월 OTT 서비스의 월간 이용자 수는 42만명(안드로이드 기준)으로 넷플릭스(393만명), 웨이브(242만명), 티빙(130만명)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다.
이런 격차는 자금력 때문이다. 다른 시장과 달리 OTT는 대규모 마케팅과 콘텐츠 수급, 오리지널콘텐츠 제작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8년 오리지널콘텐츠 제작에 80억달러(약 9조원)를 투자했고, 웨이브 역시 SK텔레콤 주도 아래 2,000억원 규모 투자를 받았다. 티빙도 최근 투자 유치를 위해 CJ ENM에서 물적 분할 했다.
왓챠로서는 투자 유치 이후 행보도 중요하다. VC 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이 압도적인 현금을 바탕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고 디즈니 같은 글로벌 제작사와 제휴를 맺는 등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며“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스타트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