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더 짧게"...숏폼 전쟁 뛰어든 포털

네이버, 동영상에디터 10일 출시
카카오도 상반기 '톡TV' 선보여
'틱톡' 급성장에 유튜브 등도 도전


소비자들의 모바일 통한 동영상 콘텐츠 소비 패턴이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이동하거나 잠깐 시간이 날 때마다 수시로 가볍게 시청하는 게 가능해지면서 더 짧고 간결한 형태의 ‘숏폼(Short-Form)’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다. 이미 중국 숏폼 플랫폼인 틱톡이 주도권을 잡은 이 시장에 국내 포털사를 비롯해 유튜브 등 글로벌 업체들까지 진출을 선언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7일 포털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0일 숏폼 동영상 에디터 ‘블로그 모먼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블로그 모먼트는 동영상 편집 기술이 없는 초보자도 몇 번의 터치만으로 쉽고 간단하게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편집 도구로, 네이버 블로그 내에서 서비스된다.

이용자들은 영상을 자르거나 글자를 넣는 것 외에 영상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을 별도로 설정할 수 있다. 또 영상에 쇼핑이나 지도 같은 별도의 링크를 삽입해 독자들이 영상을 보다가 해당 페이지로 자연스럽게 이동할 수 있다.

카카오(035720)도 이미 자회사 카카오M을 통해 다수의 스타 프로듀서들을 영입하고, 숏폼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또 올해 상반기 중 카카오톡에 숏폼을 비롯한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유통하는 별도의 채널 ‘톡TV(가칭)’를 선보일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잇따라 숏폼에 뛰어든 이유는 숏폼이 이미 전 세계 트렌드가 됐기 때문이다. 숏폼 콘텐츠는 짧게는 15초(틱톡)에서 길게는 10분(웹드라마·웹예능) 길이로 제작돼 언제 어디서나 짧은 시간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말한다. 메조미디어가 올초 발표한 ‘2020 숏폼 콘텐츠 트렌드’에 따르면 광고 및 홍보 동영상의 73%가 영상 길이 2분 이하의 숏폼 콘텐츠다. 또 10대의 56%가 동영상 시청 시 10분 미만의 길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숏폼 시장은 틱톡이 한참 앞서 있다. 틱톡의 유저 40% 이상은 10대로, 짧은 영상을 좋아하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취향을 일찌감치 파악해 시장 선점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틱톡은 누적 다운로드 수 7억5,000만회를 돌파하며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틱톡의 성장세를 지켜보며 기회를 엿본 글로벌 업체들도 최근 숏폼 시장에 발을 디디고 있다. 디즈니, 소니픽쳐스, 알리바바 등이 투자하며 모바일 동영상 시장의 새로운 기대주로 꼽힌 ‘퀴비(Quibi)’가 지난 6일(현지시간) 정식 출시됐다. 할리우드 인기 감독과 배우들이 콘텐츠 제작에 참여했으며, 이런 잠재력 덕분에 퀴비는 이미 출시 전 1년치 광고(1억5,000만달러 상당)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도 숏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유튜브는 틱톡과 유사한 형태의 ‘쇼트(Shorts)’를 연내 유튜브 앱에 출시한다. 쇼트를 통해 사용자는 짧은 길이의 영상을 올릴 수 있고, 유튜브가 라이선스로 확보한 음악들을 배경음악으로 사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에서도 숏폼 콘텐츠의 제작이 시작됐다”면서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Z세대의 취향을 공략한 짧은 콘텐츠가 이미 주류가 됐다”고 말했다.
/백주원기자 jwpai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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