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동양대 교수.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딸 조모(29)씨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인턴 확인서가 정식 확인서가 아닌 조작본이라는 취지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 임정엽·권성수·김선희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열린 정 교수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 KIST 연구소장 이모씨는 자신이 작성한 조씨의 확인서는 공식 증명서가 아니라고 증언했다.
이씨는 정 교수의 초등학교 동창으로, 지난 2012년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딸이 KIST 분자인식연구센터장을 지낸 정병화 교수의 연구실에 인턴으로 일할 수 있도록 소개했다.
이씨는 “제가 (정 교수에게) 작성해준 서류는 공식 연수증명서가 아니라 이 학생이 이러한 일을 했다고 소개하는 추천서”라며 “절대 공식적 증명서가 될 수 없는 개인적 서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이씨가 2013년 3월27일자로 정 교수에게 작성해준 인턴 확인서와 정 교수가 각각 서울대 의전원, 차의과대학 의전원에 제출한 인턴 확인서도 제시했다. 원본에는 ‘2011년 7월11일부터 3주간 주 40시간씩’이라고 적혀 있었지만, 서울대 의전원에 제출된 서류에는 ‘2011년 7월11일부터 29일까지 3주간(주 5일, 일 8시간 근무, 총 120시간)’으로 수정돼 있었다.
제출본에는 ‘성실하게’라는 단어, 정 교수 딸의 주민등록번호, 이씨의 사무실·팩스·휴대전화·이메일 등도 추가돼 있었다. 차의과대학 의전원에 제출한 서류에는 ‘(월~금 9~6)’이라고 인턴 기간이 재차 수정돼 있었다.
이씨는 “확인서를 수정해준 적도, 수정해도 된다고 허락한 적도 없다”며 “검찰이 KIST를 압수수색하기 이틀 전인 지난해 8월25일 정 교수가 전화로 ‘자신이 작성한 서류가 있으니 (인턴을) 3주 한 것으로 언론 등에 해명해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지금 와서 보니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결국 그렇게 (속았다고) 느꼈다”고 진술했다.
이날 공판이 끝날 무렵 소회를 밝힐 기회를 얻은 이씨는 “허위 인턴 증명서를 쓴 것처럼 보도돼 굉장히 곤혹스러웠다”며 “30년 연구경력이 이런 불명예스러운 일로 얼룩지게 된 것을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희조기자 l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