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인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자금지원을 중단한 쌍용자동차가 4월 직원들의 월급을 일부 유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심각한 판매난에 모기업 지원까지 끊기면서 생존을 위해 고육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예병태(사진) 쌍용차(003620) 사장은 8일 평택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들과의 간담회에서 “최악의 경우 4월 급여 일부가 유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의 단기차입금 중 2,540억원의 만기가 올해 도래한다. 마힌드라가 추가 자금지원을 중단하면서 3개월간 최대 4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했지만 당장 이달부터 직원들의 월급을 일부 줄여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예 사장은 “금융권 지원이 없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없다”며 “대표이사로서 전력투구하고 있고 정부와 산업은행에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노사 간 논의한 것은 없지만 최악의 경우 신규자금 지원을 위해 추가로 자구 계획안을 만들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예 사장은 수익성을 빠르게 회복하기 위한 신차개발 및 출시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현재 로디우스 후속인 ‘A200’ 출시를 보류하고 완전히 새로운 모델인 ‘J100’을 먼저 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출시된 모델의 부분변경보다는 아예 새로운 모델을 출시해 신차효과 극대화를 노리겠다는 포석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는 신차가 될 것”이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문 기업인 만큼 경쟁력 있는 신차를 최대한 빨리 선보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쌍용차 노동조합은 이날 ‘긴급 성명서’를 통해 “마힌드라가 오는 20일 만기도래하는 쌍용차의 BNP파리바 차입급 300억원을 지급보증해 연장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힌드라 본사가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자금난으로 쌍용차 추가지원은 중단했지만 계속 경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조는 3자 매각이라는 최악의 상황도 함께 대비할 방침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한국에서 철수할 계획이라면 BNP파리바 자금을 지급보증할 이유가 없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추가 자금지원이 이뤄질 때까지 쌍용차 스스로 독자생존 방안을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