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발적 확진…中 '우한 포비아' 재연되나

■우한 도시봉쇄 해제
첫날 수십만명 이동 긴장 고조
해외 역유입도 늘어 설상가상
우한발 전원에 대해 코로나검사

8일 후베이성 우한시 우한역에 보호장비로 무장한 한 가족이 기차를 타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에 대한 ‘도시 봉쇄’가 8일 0시부터 해제된 가운데 헤이룽장성·광둥성 등에서 산발적인 코로나19 발생이 계속돼 2차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내에서 우한 출신을 거부하는 ‘우한포비아’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7일 하루 동안 중국에서 발생한 사실상 확진자는 199명을 기록했다. 공식 확진자가 62명, 무증상감염자는 139명이다. 이는 전날 확진자 32명, 무증상감염자 30명 등 총 62명의 세 배다. 지난달 12일 8명까지 떨어졌던 신규 확진자가 해외로부터의 역유입이 늘어나면서 슬금슬금 증가하는 셈이다.

최근 최북단 헤이룽장성과 최남단 광둥성이 관심지역이다.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헤이룽장성으로 들어온 중국인 입국자 가운데 7일 하루에만 확진자가 25명, 무증상감염자는 86명 나왔다. 이는 이날 중국에서 발생한 감염자의 절반이다.


러시아에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하면서 항공편을 구하지 못한 중국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 등으로 와 육로로 헤이룽장성 수이펀허 등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중국 단계는 지난 7일부터 단계적으로 러시아와의 모든 국경 세관을 폐쇄해 여객이동을 차단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광둥성에서는 아프리카 출신에 비상이 걸렸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 관련해 최근 아프리카 출신 역유입 확진자가 늘고 있다. 7일 나이지리아인 1명이 새로 확진 판정을 받을 것을 포함해 지금까지 광둥성 광저우 내 확진자 중 최소 17명이 아프리카 출신이다. 광저우에는 1만1,000여명의 아프리카인이 거주하는데 특히 광저우 내 쾅촨 지역은 ‘리틀 아프리카’로도 불린다.

이 와중에 8일부터 코로나19 발원지 우한의 봉쇄가 해제되면서 베이징 등 중국 전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우한을 벗어난 사람은 철도편 5만5,000명을 포함해 수십만명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우한에서 바이러스 발생이 일부 은폐됐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이들의 복귀로 제2차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당초 ‘우한 봉쇄 해제’를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대표적 승리 사례로 내세운 중국 당국도 각 도시의 방역조치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펑파이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베이징·저장성 등 중국내 대부분의 지역이 우한에서 나오는 사람 전원을 상대로 코로나19 감염여부를 검사 중이다. 일부에서는 2주간 격리도 요구하고 있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우한 시민에 대한 경계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봉쇄해제의 선전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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