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현 연 0.75%로 동결한 9일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하락세(채권값 상승)를 보이면서 3년물은 사상 처음으로 0%대로 떨어졌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 정책 여력은 남아 있다”고 언급하자 채권시장에서 이르면 오는 5월 추가 금리 인하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8bp(1bp=0.01%포인트) 내린 연 0.986%에 장을 마쳤다. 금투협이 고시하는 국고채 3년물의 최종 수익률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물 금리는 연 1.438%로 7.3bp나 하락했다. 5년물과 1년물도 각각 6.2bp, 2.9bp 떨어지며 연 1.202%, 연 0.862%를 기록했다. 20년물 역시 연 1.535%로 6.3bp 내렸고 30년물과 50년물도 각각 6.4bp 하락했다. 그간 금융당국의 유동성 대책 등에도 다소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던 장기채권까지 이날은 일제히 금리가 떨어졌다.
이 같은 시장의 반응은 기준금리가 5월 추가로 더 내려갈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은 지난달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 대책의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에서 금리를 동결했지만 다음달 기준금리를 또 한 번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이날 5월 금통위 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해 “금리의 정책 여력이 남아 있다는 것으로 답변을 대체하겠다”고 언급해 추가 인하 가능성의 여지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렇게 되면 한국의 기준금리는 0.50%까지 낮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도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경기지표 부진에 한은이 추가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5월 금통위에서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로 정책 여력이 분명 줄었으나 가변적인 실효 하한을 고려할 때 금리 정책 여력은 남아 있다”며 “5월 금통위에서 수정 경제전망 하향과 함께 0.25%포인트의 추가 금리 인하를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