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텔레그램 등 디지털성범죄 221명 검거..."미성년 가해자는 신상공개 대상 아냐"

텔레그램 자경단도 책임수사관서 지정해 수사

인터넷 메신저 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 등의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이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오승현지가

경찰이 온라인 메신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뤄진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221명을 검거하고 32명을 구속했다.

9일 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본부는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을 포함해 지금까지 274건을 수사했다”며 “34건은 검찰에 송치했으며, 240건은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범죄 유형별로 분류하면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처럼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경우가 3건, 이렇게 제작된 성 착취물을 재유포한 경우가 10건이다.


개인 간 성행위 등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해 소장하고 있다가 지인 등에게 전송한 단순유포의 경우는 144건, 화장실 ‘몰카’(몰래카메라)나 ‘딥페이크’(특정 인물의 얼굴 등을 영상에 합성하는 기술) 등 기타 디지털 성범죄는 117건이다. 274건 중 검거된 221명은 조주빈과 같은 운영자 57명, 유포자 64명, 소지자 100명이다. 지금까지 경찰에 자수한 사람은 지난주보다 1명이 더 늘어 총 5명이다.

경찰은 검거된 이들에 대해서는 각각의 상황에 맞춰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디지털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미성년 가해자들이 몇몇 붙잡힌 상황이지만 이들에 대해서는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신상공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7일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채팅앱 ‘디스코드’를 통해 아동 성착취물을 판매하고 유포한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 중 상당수가 10대였고 직접 채널을 운영한 3명 중 한 명은 촉법소년(10세 이상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으로 지난해 범행 당시엔 초등학생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사방 운영자 조씨가 지목한 공동 운영자 중 한 명인 ‘사마귀’와 n번방 시초로 불리는 ‘갓갓’은 현재 검거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자료를 맞춰보며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디지털 성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텔레그램 자경단’ 회원들에 대해서도 책임수사관서를 지정해 수사하고 있다. 자경단의 신상 공개 과정에서 기존 피해자들의 영상이 유포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또 해외 온라인 메신저인 위커(Wickr)에서 이뤄진 성 착취물 유통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본청 사이버 성폭력수사팀에서 연구·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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