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르포-전북 군산]신영대 "철새는 안돼" VS 김관영 "힘있는 중진"

8년만에 당적 바꿔 리턴매치
申 "金, 4년간 文 공격한 사람"
金 "당선 후엔 민주당 복당"

전북 군산에 출마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9일 오전 전북 군산시 수송동 수송사거리에서 유세차량에 올라 지나는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군산=진동영기자

“당선 후에는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복당 의지를 시민들에게 알려서 우려를 씻어낼 생각으로 뛰고 있습니다.”

9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 대형쇼핑몰 앞 사거리에서 출근길 인사에 나선 김관영 무소속 후보는 길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연신 허리를 굽히고 손을 흔들며 지지를 호소했다. 유세 후 기자와 만난 김 후보는 선거 후 복당 의지를 밝히면서 “군산 경제가 어려운데 특단의 조치, 힘 있는 사업을 진행하려면 초선보다 3선의 중진의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수송동 인근에 마련된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에는 민주당 색깔과 매우 흡사한 파란색과 노란색이 섞인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같은 날 오전 군산시 수송동 사거리에서 유세에 나선 ‘기호 1번’ 신영대 민주당 후보는 “김 후보는 지난 4년간 국민의당·바른미래당에서 주요 당직을 지내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혹독하게 공격한 사람”이라며 “오로지 선거전략을 위해 민주당 복당을 내세우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신 후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집중시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를 타고 지나던 일부 시민은 ‘응원한다’며 유세단을 향해 격려를 건넸다.


두 후보의 상황은 8년 전과 정반대로 바뀌었다. 2012년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김 후보는 민주당(당시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신 후보는 무소속으로 각각 출마했다. 이후 김 후보는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옮긴 뒤 재선에 성공했다. 그 사이 절치부심한 신 후보는 이번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을 받아 집권여당 후보로 원내 입성을 노리고 있다.

전북 군산에 출마한 김관영 무소속 후보가 9일 전북 군산시 조촌동에서 지지자를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군산=진동영기자

군산 제일고 선후배 관계이기도 한 두 후보는 여론조사상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1%포인트 안팎의 격차를 두고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이다. 상대의 예봉을 꺾기 위해 신 후보는 집권여당의 높은 지지율을, 김 후보는 재선의 경험과 인지도를 각각 무기로 내세우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는 군산 시민에게 하루 88번 큰절을 올리는 ‘88배’ 선거운동을 하며 눈길을 끌고 있다. 신 후보는 “선거 초반에 인지도 열세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극복되는 단계”라며 “선거 전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치열한 선거전은 네거티브 공방으로 이어졌다. 신 후보는 이날 KCN 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복당을 주장하는 김 후보의 ‘철새정치’, 기회주의적 행동에 분노한다”고 공격했다. 김 후보는 신 후보의 도로협회 상임부회장 경력을 언급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은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했다. 신 후보가 내건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 재가동, 김 후보가 주장한 ‘새만금 복합리조트 건설’ 등 각 후보의 제1공약에 대해서도 공세를 폈다.

두 후보의 접전만큼이나 유권자들의 반응도 양쪽으로 갈렸다. 택시기사 임경빈(61)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나라가 어려운데 이럴 때일수록 여당을 밀어줘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손님들 반응을 봐도 무소속을 당선시켜줘서 뭐하겠냐는 반응들이 많다”고 말했다. 조촌동에서 만난 오명천(65)씨는 “그래도 군산에서 두 번이나 밀어준 사람인데 ‘미워도 다시 한 번’ 아니겠느냐”며 “중앙정치에서 활동하는 큰 인물이 필요하다”며 김 후보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이번에 첫 총선 투표를 한다는 대학생 심모(22)씨는 “후보들의 공약집을 읽어봤지만 청년 입장에서 와 닿는 내용은 없었던 것 같다”며 “마음속으로 지지할 후보를 정해두기는 했지만 며칠 더 고민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군산=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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