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국민청원 32만명을 넘긴 인천 ‘동급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 여중생 오빠가 동생과 가해자들이 다니던 학교 측에서 해당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했다는 주장을 담은 진정서를 인천시교육청에 제출했다.

9일 피해 여중생의 오빠 A씨는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에게 보낸 A4용지 16장 분량의 진정서에서 “가해자들이 소속돼 있던 학교는 보호·관찰 무능함으로 인해 발생한 흉악한 중죄를 은폐하려고 했고, 피해자를 보호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동생이 지난해 12월 23일 같은 학교에 다니던 또래 남학생 2명에게 성폭행 등 피해를 당한 뒤 해당 사실을 학교 측에 알렸는데도 피해자에 대한 즉각적 보호조치가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정서에 따르면 A씨 부모는 사건 당일인 12월 23일과 다음 날인 24일 동생의 폭행과 성폭행 등 피해 사실을 경찰과 학교 측에 알렸다.

A씨는 “학교는 올해 1월 3일 단 한 차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었을 뿐”이라며 “방학식을 하기 전 일주일 동안 피해자(동생)는 직접적 2차 피해의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해자 중 1명은 이미 강제 전학 명령이 내려진 상태였으나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건이 일어났다”며 “교육감이 사건을 알게 된 시점이 (사건 발생) 3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나고 언론 등으로부터 알려진 때라는 사실에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조치가 이뤄졌다며 A씨의 진정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사안을 접수한 뒤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즉각 긴급 보호조치를 했다”며 “유선상으로 교육지원청에 보고하는 등 절차에 따라 조치가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최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혐의로 B군 등 중학생 2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B군 등 중학생 2명은 지난해 12월 23일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학교에 다니는 A씨의 동생 C양을 잇따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