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가 잇따라 달러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달러 수요가 치솟은 가운데 국내 외화유동성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산업은행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달러채권인 5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한 데 이어 신한은행도 5억달러(약 6,100억원) 규모의 5년 만기 외화 포모사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외화 포모사채권 금리는 3개월 리보금리에 170bp(1bp=0.01%)를 가산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최초 제시금리(210bp)보다 40bp 낮아졌다.
국내 시중은행 중 올해 처음으로 외화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발행액도 한국계 포모사채권 사상 최대다. 수요 예측에서 21억달러가 몰리면서 신한은행은 당초 예상했던 3억달러에서 발행액을 늘렸다.
포모사채권은 대만 자본시장에서 외국 기관이 대만달러가 아닌 다른 국가의 통화로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이번 신한은행 포모사채권에는 대만 지역 투자자가 57%로 가장 많았고 대만 외 아시아 지역에서 36%,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도 각각 6%, 1% 참여했다. 유형별로는 은행이 80%, 자산운용사·보험사·연기금 19%, PB·기타 1%였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발행이 향후 국내 금융기관들의 글로벌 자본시장 재접근 및 외화채권 발행 시 금리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카드도 이날 신용카드 매출채권을 기초자산으로 2억7,000만달러(약 3,300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다. 프랑스계 국제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SG)을 단독 투자자로 발행된 이번 ABS의 평균 만기는 3년6개월이다. SG 서울지점과 통화이자율 스와프를 체결해 환율·이자율 변동에 따른 리스크 요인을 제거했다는 게 우리카드 측의 입장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7일 아시아 및 유럽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총 5억달러 규모의 유로본드를 발행했다. 3년 만기 변동금리채로, 싱가포르·홍콩뿐 아니라 유럽과 중동 기관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23억달러가 몰렸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