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재무, 715조 부양책 합의..'코로나 채권'은 獨반대로 제외

기업 대출·고용유지 등 초점
존슨 英총리, 일반병동 이동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이사회 옆에 걸린 유럽연합기./브뤼셀=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發) 경제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재무장관들이 5,400억유로(약 715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에 합의했다고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정상들이 이를 최종 승인할 경우 EU는 코로나19 대응에 세계 최대 규모인 총 3조2,000억유로를 투입하게 된다.

이번 경기부양책은 △유럽투자은행(EIB)을 통한 기업대출에 2,000억유로 △유럽판 국제통화기금(IMF)인 유럽안정화기구(EMS) 구제금융을 통한 저신용국가 지원에 2,400억유로 △고용유지 대책에 1,000억유로 등을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다만 이번 합의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공동채권, 이른바 코로나채권 발행은 포함되지 않았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날 “유럽이 코로나19에 맞서 함께 싸우지 않는다면 EU의 존립이 위협을 받을 것”이라며 코로나채권 발행을 촉구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반대로 이날 합의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채권 발행에 따른 재정 부담을 회원국이 공동 분담하는 코로나채권은 코로나19의 피해가 극심한 이탈리아·스페인 등이 적극 찬성했지만 독일과 일부 북유럽 국가들은 국가신용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반대해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유럽 경제는 이미 휘청거리고 있다. 프랑스 중앙은행은 지난 8일 올해 1·4분기 성장률이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악인 -6%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Ifo경제연구소는 독일의 2·4분기 성장률이 -9.8%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유로존의 생산량이 10%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코로나19 증상이 악화돼 6일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일반병동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유럽은 여전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하루 신규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자 봉쇄령을 최소 2주 이상 연장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도 다음달 15일까지 EU 입국제한을 연장하자고 각국 정부에 요청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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