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들 급락장서 '4조 매수' 삼성전자 이익 구간 진입

지난달 6~23일 급락장서 집중매수
평단가 4만8,500원...현 700원 높아
매수 2·3위 현대차·SK하이닉스는
최저점 대비 53%·21%↑ 이익 봐
"개미들 승리 가능성 커져" 평가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국제유가 급락의 충격으로 발생한 지난달 ‘패닉장’에서 삼성전자(005930) 주식을 집중 매수했던 개인투자자들이 최근 이익 구간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에 이어 개인 순매수 2·3위 종목인 현대차(00538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이미 평가차익이 두자릿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돼 ‘개미 승리’를 점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한 삼성전자의 평균 단가를 계산한 결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한 지난달 6일부터 23일까지 개인 평균 매수가격은 4만8,513원으로 조사됐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반등에 성공해 이날 종가 기준으로 4만9,250원까지 회복했다. 이에 따라 매수 평균 단가에 매도 시 발생하는 거래세(0.25%), 수수료 등 여러 가지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현재 주가 수준부터는 이익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들어 개인들은 삼성전자를 1억5,380만주, 약 8조49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개인들의 유가증권시장 순매수 금액의 30% 이상이 삼성전자에 집중됐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패닉장에서 절정을 보였다. 2주 남짓한 패닉장에서 개인들은 올해 순매수한 삼성전자 주식의 절반 이상인 8,198만주(4조원)를 집중 매수했다. 이 때문에 올 들어 이어지고 있는 개인의 순매수 행진을 일컫는 ‘동학개미운동’ 대신 ‘동학삼전운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삼성전자에 이어 개인들의 매수세가 거셌던 현대차와 SK하이닉스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패닉장에서 개인들은 현대차 주식을 평균 8만3,079원에 매수했고 SK하이닉스는 7만8,733원에 사들였다. 현대차의 현재 주가는 9만9,700원이며 SK하이닉스는 8만4,100원으로 각각 지난달 최저점 대비 53%, 21% 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라 패닉장 기간 현대차를 매수한 개인들이 현재 가격에 주식을 처분한다고 가정하면 평균 20%에 달하는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올해 초부터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아직 이익실현 구간에 진입하기에는 다소 모자란 상황이다. 실제로 올해 초부터 지난 8일까지 개인투자자들이 매수한 삼성전자의 평균 단가가 5만3,500원 정도로 아직 4,000원 이상 더 올라야 손익 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행진을 다소 우려스럽게 바라봤던 시장도 수익 구간에 들어서면서 개인투자자들을 새롭게 보고 있다. 개인들은 늘 증시가 폭락하면 주식 매수에 나섰지만 단기 보유에 그치거나 반등 과정에서 추가 충격으로 다시 증시가 휘청하면 금세 매도에 나서면서 수익률을 높이지 못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10월 개인들은 2조원 이상 순매수하면서 저가 매수에 나섰지만 11월 순매수 금액이 3,500억원대로 쪼그라들더니 12월부터는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했다. 순매수 기간이 두 달이 채 안 됐던 셈이다.

이 때문에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바이 코리아’가 이전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분명 과거의 투자 행태와는 다르다”며 “벌써 3개월 이상 주식을 매수하고 있는데다 매수 대상도 삼성전자와 같이 리스크가 적은 초우량 대형주 중심이라는 점에서 이번 코로나 증시가 개미들의 승리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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