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 하트섬에서 인부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들을 파묻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 해역에 있는 하트섬에서 커다란 구덩이(아래쪽 직사각형 모양)에 9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들이 집단으로 파묻히고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로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년 만에 최대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CPI가 전달보다 0.4%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치(-0.3%)를 웃도는 하락세로, 지난 2015년 1월 이후 최대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3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0.1% 떨어졌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것으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가장 주목하는 물가 지표로 꼽힌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활동이 사실상 셧다운하고 경기침체가 기사화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분위기다.
이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참모들은 봉쇄를 완화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기침체를 우려해 오는 5월1일께 기업활동을 재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하루 만에 2,000명 가까이 추가되면서 총 사망자가 1만6,000명을 넘어섰다.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코로나19 사망자가 많은 국가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10일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날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1만6,691명을 기록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던 스페인의 경우 일일 사망자가 600명대로 기존보다 줄어든 반면 미국에서는 지난 사흘간 매일 1,900여명이 사망하면서 스페인(1만5,447명)을 제치고 이탈리아(1만8,27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사망자를 냈다. 확진자 증가 추세도 가파르다. 미국은 이날 3만3,536명의 신규 확진자를 내면서 누적 확진자 46만8,556명을 기록했다. 이는 스페인(15만3,222명)과 이탈리아(13만3,626명)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증가세가 자국 내 코로나19가 곧 정점에 이를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9일(현지시간) NBC방송에 출연해 코로나19로 인한 예상 사망자 수를 이전에 추정했던 10만~20만명에서 6만명으로 낮췄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롱크스 인근 하트섬에서 인부들이 코로나19 사망자들의 시신이 담긴 관들을 파묻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