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지난해 12월 4년 만에 풀체인지해 출시한 3세대 K5.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자동차는 지난 3월 국내에서 5만1,008대를 판매해 2년 만에 월 판매 5만대의 벽을 넘어섰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도 15.3%나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동차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나온 기록이어서 궁금증을 자아냈다.
꼼꼼히 들여다보니 비결은 바로 기아차(000270)의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 최근 스포츠유틸리차량(SUV)의 인기에 눌려 좀처럼 힘을 못쓰던 세단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아차가 월간 판매기록을 세우는데 큰 힘을 보탠 것이다. 실제 지난달 기아차의 승용차 판매대수는 총 2만4,752대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지난 2015년 12월(2만7,637대) 이후 4년3개월만에 최대다. 승용차 중에서도 K시리즈가 1만7,608대로 2009년 K시리즈 출시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았다.
기아차가 지난해 12월 4년 만에 풀체인지해 출시한 3세대 K5의 내부.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는 지난 2009년 준대형 K7을 시작으로 2010년 중형 K5, 2012년 대형 K9과 준중형 K3를 차례로 선보이면서 라인업을 완성했다. 차급별로 여러 이름을 짓던 과거에서 벗어나 BMW,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들 처럼 ‘시리즈’로 전환해 브랜드 통일성을 강화한 것이다.
K시리즈는 출시 초기에는 인기몰이에 성공했지만 세단이라는 한계 때문에 이후 기복을 거듭했다. 그랬던 K시리즈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지난해 12월 출시된 4년 만에 풀체인지해 출시한 3세대 K5 덕분이다. K5는 출시 첫달 6,252대를 시작으로올해 1월 8,048대로 8,000대를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8,193대가 팔려 4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베스트셀링 모델에 올랐다. 과감한 디자인과 첨단 IT기술로 무장해 중형차임에도 2030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사전계약에서도 1만6,000여 고객들 중 20~30대가 53%로 절반이 넘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같은 차급인 현대차(005380) ‘쏘나타’를 따라잡을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K시리즈 최고급 모델 ‘THE K9 2021년형’. /사진제공=기아차
여기에 준중형 K3가 월 3,000대, 준대형 K7도 월 5,000대 이상의 안정적 판매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임원들의 차’로 불리는 K시리즈 최고급 사양 K9도 월 1,000대 가량 판매되고 있다. 기아차는 최근 음성 인식 기능 등을 새로 탑재해 ‘THE K9 2021년형’을 출시해 K시리즈 인기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THE K9 2021년형은 운전자가 말로 창문·선루프·트렁크를 열고 닫을 수 있고, 에어컨·히터·시트 열선도 조절할 수 있다. 또 앞좌석에는 고속 무선 충전 시스템을 설치해 사용자 편의성을 높였다.
기아차가 최근 출시한 K시리즈 최고급 모델 ‘THE K9 2021년형’의 내부.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 관계자는 “K5의 인기에 힘입어 다른 K시리즈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어지면서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판매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4월에는 K시리즈 역대 최대 판매량인 1만8,000대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형기자 kmh204@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