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경제활동 재개 '5월1일' 무게..."자칫 더 큰 침체 올수도"

[트럼프 "경제재개委 가동"]
사망 추정치 하락이 재가동 근거
아이오와 등 지역별 정상화 점쳐
"7월 재확산 우려...소비심리 악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추정치가 당초의 10만명이 아닌 6만명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근거로 다음달 경제활동 재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르면 다음달 1일을 기점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재개위원회(opening our country council·가칭)’를 만들겠다고 한 것은 이를 위한 첫걸음이다.

이 같은 논의는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쿠슈너 보좌관은 셧다운(영업정지) 조치가 5월까지 계속되면 기업도산으로 은행 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으로서는 지역별 부분 재개 가능성도 있다. 농업지대인 아이오와처럼 인구 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곳이 대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이달 말 이상으로 연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전면적인 재가동은 아니더라도 일부 해제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 격리지침이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WP는 캔자스주는 부활절을 앞두고 10명 이상이 참석하는 예배를 금지한 주지사의 행정명령을 주의회가 무효화시켰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건 전문가들은 보다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 내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뉴욕주의 경우 사망자가 9일 799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10일 777명에 이어 11일 783명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언제든 다시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NYT는 국토안보부 자료를 인용해 30일 자택격리 지침이 해제되면 70일 후에 신규 감염이 급증하며 120일 뒤에 정점이 찾아온다고 지적했다. 사망자가 최대 2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여전히 제기된다. 크리스토퍼 머레이 워싱턴대 보건분석평가연구소 소장은 “우리가 5월1일 전에 조치를 끝내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7월 어느 날엔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섣부른 재개 시도가 경제에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NYT는 “환자가 다시 증가하면 소비심리를 죽이고 더 길고 더 해로운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미 연방정부의 2020회계연도 상반기(2019년 10월~2020년 3월) 재정적자가 7,436억달러(약 901조원)로 전년 대비 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회복 중이던 2012년 이후 최대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경기침체로 세수가 줄어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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