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계 1·2위를 다투는 보람상조가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지난해 말 기준 224억원의 운용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보람상조는 지난 3월 라임이 연관된 컨소시엄으로부터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했는데 회사자금 290억원이 빠져나간 것을 발견한 바 있다. 라임 사태만으로 손실 가능액이 500억원에 육박한 것이다.
13일 보람상조의 계열사 보람상조피플이 밝힌 지난해 감사보고서를 보면 회사는 2018~2019년 라임 펀드에 360억원을 투자한 뒤 224억원 손실(2019년 말 기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의 수익증권 투자액은 873억원이다. 결국 투자액의 4분의1이 라임으로 인해 손실을 입은 셈이다. 보람상조피플이 펀드에 가입한 자금은 상조 고객들이 납부한 돈(선수금)이다. 상조회사는 할부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회원들이 불입한 선수금 중 50%를 공제조합이나 은행에 예치해야 하는데, 나머지 금액은 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보람상조피플은 2018년 라임NEW플루토에 145억원, 라임무역금융펀드에 28억원을 가입했다. 이 가운데 라임NEW플루토 펀드는 환매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보람상조피플은 해당 펀드의 장부가액을 절반 수준인 77억원으로 반영했다.
지난해에는 세 개 펀드에 추가로 가입했다가 발이 묶였다. 라임의 ‘행성’ 시리즈인 플루토와 새턴에 각각 100억원과 20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들 펀드의 장부가액을 역시 절반 가격인 55억원과 7억7,000만원으로 반영했다. ‘라임 AI스타’에도 100억원을 투자했는데 전액 손실로 계상했다. 보람상조피플의 손실액은 현재까지 알려진 단일 회사의 라임 펀드 투자 손실액 중 가장 많다. 앞서 라임의 새턴 펀드에 투자한 에어부산(298690)의 경우 170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더욱이 남은 140억원도 회수가 가능할지 현재로서는 불확실하다. 라임은 손실이 확정된 플루토와 테티스 펀드 등에 대한 상환 계획을 내놓았는데 예상 회수율은 45%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 회수가 이뤄지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라임이 선순위 담보권을 갖고 있는 증권사에 총수익스와프(TRS) 부채를 오는 6월 우선 상환할 예정이어서다. 보람상조는 이에 대해 “환매 가능 시기와 회수 가능 금액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람상조는 라임 사태로 불거진 상조회 횡령 사건에도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을 처지에 놓였다. 3월 향군 상조회를 380억원에 인수했는데 인수 직후 회사자금 290억원이 유출된 것을 발견하면서다. 보람상조에 상조회를 매각한 회사는 바로 ‘라임 인수 플랜’을 가동했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의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라임 자산을 넘겨받기 위해 상조회에 앞서 제이에스자산운용까지 인수했었으나 돌연 상조회를 매각한 바 있다. 보람상조는 최근 컨소시엄을 사기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했다.
보람상조는 “자산 유출 사실을 발견하고 회수와 관련자 처벌을 위해 처분 금지 가처분, 형사 고소 등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했다”며 “유출된 자산 중 50억원은 최근 회수를 완료했다 ”고 밝혔다. /조윤희·조권형기자 cho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