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아주캐피탈(033660) 인수작업에 착수하면서 아주캐피탈의 2대 주주인 아주산업(12.85%)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우리금융은 아주산업 지분까지 추가 인수해 회사를 100% 자회사로 만든 뒤 상장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주산업이 보유 지분을 현재 대주주와 함께 우리금융에 한꺼번에 넘길지(동반 매각), 아니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지가 관건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아주캐피탈의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회사 인수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17년 ‘웰투시3호’ 펀드를 통해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인수했으며 우리은행이 이 펀드에 1,000억원을 출자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다. 이 펀드의 만기는 오는 6월까지이며 우리금융이 5월 중순 이후 인수작업을 최종 마무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우리금융의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높여 자금여력을 키워주는 ‘내부등급법’이 상반기 중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이후 아주캐피탈 매각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의 아주캐피탈 인수가 확정 수순으로 흘러가면서 2대 주주인 아주산업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금융과 웰투시인베스트먼트는 아주산업 측에 동반 매각을 진행할지 여부를 타진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 매각은 대주주가 지분을 팔면서 동일한 가격에 소수 주주의 지분도 함께 파는 것을 뜻한다. 금융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뒤 주식교환을 통해 100% 자회사로 편입한 것처럼 우리금융도 완전자회사 편입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만약 아주산업이 웰투시인베스트먼트와 동반 매각을 택하지 않더라도 우리금융이 우선 대주주 자리에 오른 뒤 이사회 결의 등을 거쳐 주식교환 또는 주식 공개매수 등의 작업을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문제는 아주캐피탈의 ‘몸값’이다. 최근 저금리와 금융시장 불안 등의 영향으로 캐피털사의 가치가 높지 않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금융회사의 가치 평가 방법으로 사용되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보면 현재 아주캐피탈의 PBR은 0.85배 수준이다. 아주산업 측은 지분가치로 PBR 1.0배를 적용해 1,000억원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반면 우리금융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등의 여파로 이보다 낮은 수준이 적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매각 결과가 효성캐피탈의 몸값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다만 아주산업이 빠른 의사결정을 내릴지는 불투명하다”고 설명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