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논란을 일으키던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13일 처음으로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된 가운데 ETN의 ‘괴리율’은 전일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의 감산 합의 소식으로 국제 유가가 반등한 반면 개인들의 매수가 크게 줄면서 시장가격은 하락했기 때문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비정상의 기준으로 삼는 괴리율 30%의 수치는 여전히 웃돌아 향후 거래 정지가 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원유 레버리지 ETN은 이날부터 단일가 매매 방식이 적용됐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이 대상이다. 단일가 매매는 일정 시간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매매거래를 체결하는 방식을 뜻하는데 이들 레버리지 ETN는 30분 단위로 호가를 모아 거래됐다.
이에 괴리율 수치는 이전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그동안 괴리의 폭이 가장 컸던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이날 47.65%(마감 기준)로 전 거래일(82.59%)보다 절반가량 줄었다. 이 외에 다른 상품들도 그간 50~60%선에서 약 40%선으로 좁혀졌다. 괴리율은 기초자산의 가격을 추종하며 만들어지는 증권의 순자산가치와 장내에서 거래되는 시장가격의 차이를 뜻하는데 그간 투자자들이 실제 가격보다 약 80% 비싸게 사들였다면 이날은 약 40% 더 주고 매수했다는 의미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줄어든 것도 괴리율 축소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가령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의 경우 유가 반등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많게는 하루에 40억원가량 순매수했지만 이날은 약 2억3,000만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도 매수보다 매도의 규모가 더 컸다.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의 거래량도 전 거래일 대비 30%에 불과했다. 이에 시장가는 하락하면서 국제 유가 상승으로 값이 오른 순자산가격과 간격을 좁혔다는 의미다.
다만 거래 정지 가능성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거래소는 5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이 30%를 넘어서는 등의 상황이 이어지는 ETN은 매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일부터 4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이 30%를 초과한 이들 4개 ETN은 14일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경우 거래가 중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