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한줄평 위에 동영상 후기

■ 온라인 쇼핑몰 '동영상 후기' 열풍
11번가 '꾹꾹' 서비스 MZ세대에 인기
최근 한달간 동영상 리뷰 등록 20배↑
SNS처럼 이용자 반응 확인도 손쉽게
롯데마트 '마튜브' 게시자에 수익금도


#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배달음식에도 질린 A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닭갈비 밀키트를 구매했다. 봉지만 뜯고 프라이팬에 올리면 끝일 줄 알았던 A씨 앞에 등장한 것은 어른 손바닥 만한 두 덩어리의 닭갈비. ‘요알못(요리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인 A씨는 당황했지만 순간 구매할 때 봤던 동영상 후기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후기 속 구매자는 조리 모습을 보여주며 “큰 덩어리로 두 개가 와서 익히고 잘라야 하니 물을 좀 더 부어서 끓이듯이 익히세요”라고 말했다. A씨는 따로 요리법을 찾아보지 않고 구매자의 후기 속 팁을 받아 한 끼 식사를 무사히 해결할 수 있었다.

직접 물건을 보고 체험한 후 살 수 없는 온라인 쇼핑에서 실제로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를 참고하는 것은 필수다. 실제 상품평이 많을수록 재구매율도 높아 온라인 쇼핑몰도 작성자에 포인트를 제공하는 등 후기 관리에 적극적이다. 초창기 후기는 10자 남짓의 한 줄 상품평으로 시작했다. 이후 ‘인증샷’ 문화가 일반화되면서 사진을 첨부한 후기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영상으로 찍은 후기까지 등장하고 있다. 동영상 후기는 상품의 크기나 상태, 이용방법 등을 더욱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 효과적이다. 특히 검색도 포털사이트가 아닌 유튜브로 하는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들의 선호도가 높아 온라인 쇼핑업체들은 정보와 재미를 둘 다 잡을 수 있도록 동영상 후기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말 동영상 후기 서비스 ‘꾹꾹’을 위한 전용 탭을 홈 화면에 노출하며 서비스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홈 화면 상단에 있는 ‘동영상 리뷰’ 탭에 들어가면 최신 동영상 후기부터 가장 많은 ‘꾹(좋아요)’를 받은 인기 동영상 후기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한 달 간 11번가에 등록된 동영상 후기 건수는 지난해 대비 평균 20배 이상 증가하고 있다.


꾹꾹 서비스를 이용하면 앞서 상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후기를 동영상으로 보면서 바로 해당 상품 페이지로 이동해 구매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꾹꾹’을 누른 인기 후기들을 통해 미처 알지 못했던 최신 상품들의 정보도 알아갈 수 있다. 특히 보는 사람뿐만 아니라 후기를 남기는 사람에게도 인기 순위와 ‘꾹꾹’ 공감으로 얻은 횟수 등을 종합해 다양한 형태의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재미를 더했다.

11번가는 지난달 24일 ‘꾹꾹’ 서비스에 ‘내가 올린 동영상’ 기능을 추가했다. 본인이 11번가에서 구매 후 직접 올린 후기 동영상을 모아서 보여주는 것으로 가장 최근에 올린 후기 순이나 좋아요 ‘꾹’을 많이 받은 순으로 정렬해 볼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동영상 기반의 SNS에 익숙한 사용자들이 자신이 직접 등록한 동영상 후기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을 궁굼해한다는 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성별과 연령별로 고객층에 따라 추천상품의 후기를 보여주고 동영상 후기 중 내가 원하는 상품이나 특성에 맞는 후기를 직접 검색을 통해 찾아볼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안정은 11번가 포털기획그룹장은 “구매자가 직접 촬영한 영상에서 얻는 신뢰감이 더해지며 앞으로 상품검색이 아닌 후기검색을 통해 쇼핑하는 새로운 구매형태도 증가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동영상 후기 강화는 온라인 쇼핑몰뿐만 아니라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0월 자사 앱 ‘M쿠폰’을 활용해 동영상 커머스 서비스인 ‘마튜브’를 시작했다. 마튜브는 ‘마켓’과 ‘유튜브’의 합성어로 고객이 롯데마트 상품을 소재로 영상을 만들어 올린 뒤 이를 다른 고객과 공요하는 서비스다. 마튜브 내 업로드된 동영상에는 영상 시청 중 상품 구매가 가능한 버튼이 생성된다. 구매하기 버튼 터치 시 ‘롯데마트몰 앱’으로 이동되고 해당 과정을 거쳐 상품을 구매하게 되면 영상을 업로드한 게시자에게 판매된 금액의 1%가 수익금으로 전달된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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