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엔 바이든 필요" 샌더스, 공식 지지 선언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을 치르던 조 바이든(왼쪽)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CNN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회에서 팔꿈치 인사를 하고 있다. 이후 샌더스 의원은 중도 하차하고 이어 13일 바이든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중도 하차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향해 “백악관에는 당신이 필요하다”며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샌더스 의원은 이날 바이든 전 부통령이 주최한 한 온라인 행사에 출연해 “나는 모든 미국인과 민주당 지지층, 무당파, 공화당 지지층이 내가 지지한 후보(바이든)를 위해 선거운동에 함께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기 위해 한 장소에 모이는 대신 온라인상의 분할된 화면을 통해 지지 선언과 감사를 주고받았다.

샌더스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위험한 대통령”이라고 비판하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한 번의 임기로 끝나는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실현되도록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바이든과 정책적 차이가 있다는 것은 비밀이 아니지만 최우선순위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 것이라며 바이든을 향해 “우리는 백악관에 당신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바이든은 “공정하고 더 정의로운 미국을 위한 가장 강력한 목소리”라고 샌더스에게 화답했다.

샌더스는 경선에서 바이든이 압도적 선두로 치고 나가는 상황에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선거운동조차 여의치 않자 지난 8일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했다.

샌더스는 민주적 사회주의자로 자칭할 정도로 진보적 공약을 내걸었지만 중도 성향의 바이든은 그동안 이들 공약이 급진적이고 비현실적이라며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다.

이날 지지 선언으로 주로 중도 성향과 노인층에서 강점을 보인 바이든은 샌더스의 주된 지지층으로 알려진 진보층과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확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결을 앞두고 유권자를 단합시키기 위해 민주당의 이념적 분열을 메워야 할 바이든에게 샌더스의 지지는 중대한 진전”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84명의 대의원이 걸린 위스콘신주(州) 경선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샌더스 상원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고 CNN방송 등이 보도했다. 위스콘신은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초박빙으로 ‘신승’한 대표적 경합주로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힌다. 위스콘신 경선은 샌더스 의원이 선거운동 중단을 선언하기 하루 전인 7일 코로나19 사태의 와중에 우여곡절 끝에 실시됐으며 부재자투표 관리 등과 관련해 발표는 이날 이뤄졌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