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영이 토스에 재영이 스파이크...'국대 쌍둥이' 흥국서 뭉쳤다

이재영, 3년 18억에 흥국생명 잔류
다영은 12억에 언니 팀으로 이적
프로데뷔 이후 6년만에 첫 한솥밥
국가대표 레프트·세터 콤비 기대

이재영(왼쪽)·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흥국생명과 FA 계약을 마친 뒤 꽃다발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춘 이다영(왼쪽)과 이재영. /출처=국제배구연맹


올 시즌 여자 프로배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하는 악재에도 역대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평균 TV 시청률은 1.05%로 남자부의 0.83%를 크게 앞섰다. 총 1,468만여명이 여자부 경기를 시청했다.

거침없이 인기몰이 중인 V리그 여자 프로배구가 또 하나의 흥행 카드를 마련했다. ‘국가대표 슈퍼 쌍둥이’ 이재영·이다영(24) 자매의 콤비 플레이다.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 구단은 14일 자유계약선수(FA) 이재영·이다영과 계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이재영은 3년 총액 18억원, 이다영은 3년 총액 12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재영은 연봉 4억원과 옵션 2억원을 더해 연간 6억원을, 이다영은 연봉 3억원에 옵션 1억원을 더한 4억원을 받는다. 여자부 샐러리캡(연봉 총상한)이 매년 인상될 가능성이 있어 쌍둥이의 계약 총액은 추후 조금 더 올라갈 수 있다. 둘의 2019~2020시즌 연봉은 이재영이 3억5,000만원, 이다영은 1억8,000만원이었다. 초중고교에서 내내 호흡을 맞췄던 자매는 프로 들어 처음으로 ‘합체’하게 됐다.


흥국생명은 FA 시장 최대어인 이재영을 잔류시킨 데 이어 이다영을 현대건설에서 영입하면서 2년 만에 다시 통합 우승을 노릴 전력을 갖췄다. 외국인선수만 제 역할을 해준다면 ‘흥국왕조’를 구축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4~201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2순위로 뽑힌 이재영과 이다영은 눈부신 성장세로 기대에 부응해왔다. 레프트 이재영은 2016~2017·2018~2019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다. 대표팀에서도 ‘월드스타’ 김연경(터키 엑자시바시)과 쌍포를 이룰 만큼 한국 여자배구의 간판으로 자리 잡았다. 동생 이다영 역시 노련미가 요구되는 세터 포지션에서 대표팀 주전 자리를 꿰찼다. 둘은 올 1월 2020도쿄올림픽 아시아대륙 예선에서 대표팀의 우승을 합작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쌍둥이의 어머니인 세터 출신 김경희씨와 지난 1988서울올림픽을 함께 뛴 사이기도 하다. 이다영은 구단을 통해 “언니와 함께 뛰는 것도 큰 의미지만 박 감독님의 리더십과 흥국생명의 팀 분위기가 이적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다영을 데려간 흥국생명은 전 소속 구단인 현대건설에 이다영의 전년도 연봉 300%를 이적료로 보상하거나 전년도 연봉의 200%와 선수 1명을 보상해야 한다. 이재영은 “저를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은 구단에 감사한다. 응원해준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며 “다영이와는 원래 잘 맞았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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