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정당은 내홍…거대 양당 접전땐 대선까지 갈등 격화[선택 4·15]

■전문가 진단
與 승리하면 '文 국정동력' 탄력
野 지도부 몰락하며 리더십 공백
與 패배땐 계파간 갈등 불붙을듯
野는 黃체제 대선까지 유지 무게
소수당 실종, 양당 구도 공고화
대선까지 진영대립 고조될 듯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돌고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향후 대선 판도와 여야 지형 변화의 분수령이다. 전문가들은 여권이 승리한다면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해지는 동시에 대선까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종로 후보를 필두로 한 ‘친문’ 체제 역시 공고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종로에서 낙선하고 당이 패배할 경우 ‘리더십’ 공백에 빠질 것으로 봤다. 현 지도부인 황 대표의 퇴진은 기정사실화인데다 기존 야권의 양대 계파인 친박과 친이계 모두 자리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야권이 승리한다면 친문 체제의 약화는 물론이고 소득주도 성장을 중심축으로 한 정부 정책의 기반이 흔들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당장 최저임금 동결, 탈원전 백지화 등으로 기존 공약에서 전면 후퇴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른 찬반양론으로 국론 분열이 불가피할 듯하다. 또한 여당의 패배로 미래통합당은 그간 자리를 잡지 못하던 친황교안 체제가 대선까지 가동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민생당·국민의당의 부진에 따라 여야 거대 정당을 중심으로 한 갈등도 한층 심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與 승리·野 패배 시, 文 국정동력 상승…검찰개혁·소주성 강화=여권이 승리한다면 국정 후반부에 진입한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만약 일부 인사들의 주장대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할 경우 검찰개혁 등 사법개혁, 기본소득 등 소득주도 성장의 확장 등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대선 차기 주자로 떠오른 이낙연 전 총리 중심의 현 체제가 더욱 공고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의회 권력 다수의 확보로 검찰개혁·사법개혁 등 문재인 정부 개혁 작업에서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여권이 패스트트랙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야당은 현 지도부가 몰락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묵 교수는 “비대위를 꾸리겠지만 황 대표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면 마땅히 당을 이끌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는 “경제정책 실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상황, 또 사전투표율이 높은 상황에서 야당이 참패한다면 사실상 당이 없어져도 무방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내영 고려대 교수는 “만약 황 대표가 패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가 살아 돌아온다면 홍 전 대표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與 패배·野 승리 시, 靑 정책 노선 수정 불가피=야권이 승리한다면 당장 현 정부의 정책 노선 수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코로나19 정국으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 논란은 가려진 것”이라며 “국민들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의지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 교수도 “대선까지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야권이 승리한다면 결국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탈원전 등 기본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현재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별다른 내홍 없이 흘러온 더불어민주당에서 정책 노선 유지와 변경을 두고 계파 갈등이 벌어질 수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야권 내에서는 황 대표의 생환 여부에 따라 총선 승리 이후 당내 역학구도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대표가 당과 함께 승리한다면 당 장악력이 약했던 친황 체제에 힘이 실릴 것이고 만약 당이 이기더라도 황 대표가 진다면 황 대표의 대권 도전은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여론조사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묵 교수는 “여당 압승으로 제시됐던 여론조사에 대한 강력한 비판여론이 제기되거나 조사 요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여야 접전 시, 대선까지 갈등 격화…양당 체제 심화=여야가 접전을 벌인다면 대선까지 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지도부 모두 책임론을 회피하고 현 체제 유지를 선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야 1·2당 간 갈등이 심화되고 소수 정당의 부진이 겹치면서 양당 체제는 더욱 공고화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내영 교수는 “민생당의 경우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것이 참패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묵 교수는 “서로 진영 대립이 고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윤·김혜린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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