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이 일산 신도시를 다시 추월했다. 삼송·원흥·덕은·향동지구 등 덕양구에 새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면서 기존 주택이 몰려 있는 일산을 따돌린 것이다. 덕양구에서는 현재 조성 중인 3기 신도시 창릉지구도 들어설 예정이다. 당분간 덕양구의 질주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14일 본지가 한국감정원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 자료를 토대로 경기도 주요 지역을 분석한 결과 새 아파트가 집값 지도를 바꾸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남에서도 위례신도시가 있는 수정구가 전통 부촌인 분당구를 앞섰다. 인천에서도 송도신도시가 위치한 연수구가 아파트값 1위로 부상하고 있다.
◇ 덕양구 집값, 일산 다시 추월 =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3월 고양 덕양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3억 8,150만 원을 기록했다. 일산신도시가 위치한 동구(3억 8,100만 원)와 서구(3억 500만 원)를 뛰어넘었다. 일산 동구의 경우 올 1월 킨텍스 지구 등 신규 아파트가 통계에 편입되면서 중위 매매가가 덕양구를 앞섰다. 하지만 3월에 덕양구 내 새 아파트값이 상승하면서 다시 역전된 것이다.
불과 2년 여 전인 2018년 1월만 하더라도 덕양구 아파트 중위 매매가는 3억 1,750만 원으로 고양시 내에서 꼴찌 수준이었다. 하지만 택지개발에 따라 신축 아파트가 대거 공급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덕양구에는 삼송을 비롯해 원흥·향동지구가 개발되면서 신축 아파트가 공급됐다. 여기에 지축·덕은지구 등에서도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창릉 신도시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는 상태다.
현재 삼송·향동 일대 신축 아파트의 경우 전용 84㎡ 기준 시세가 8억 원 가량이다. 일산 구축의 경우 4억~5억 원 정도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덕양구 향동지구 중개업소 한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한 위치에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일산 등에서도 많이 넘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 위례 성남 수정구, 분당 앞서 = 1기 신도시인 분당 신도시 또한 성남 수정구에 아파트 중위가격을 추월당했다. 수정구에 새로 들어선 위례신도시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구도심 또한 재개발·재건축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성남 수정구 아파트 중위 가격은 지난 1월 위례신도시 신축 아파트가 통계 표본에 포함되면서 10억 1,250만 원으로 훌쩍 뛰었다. 포함되기 전인 지난해 12월(5억 1,600만 원) 대비 2배 가까이 뛰었다. 분당 신도시가 위치한 성남 분당구(9억 3,500만 원)보다도 1억 원 가량 높은 수치다.
인천 연수구도 송도신도시 발전에 따라 기존 부촌이던 남동구를 뛰어넘었다. 송도신도시가 조성 중이던 지난 2012년 1월 연수구 아파트 중위가격은 2억 500만 원으로 남동구(2억 3,000만 원)보다 낮았다. 하지만 지난 2017년 가격을 역전했고 올 3월 기준 3억 9,700만 원을 기록하며 남동구(3억 350만 원)와 1억 원 가량 차이를 벌렸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1기 신도시 등 구도심이 낙후되면서 사람들이 주거 환경이 쾌적한 신축 아파트를 찾아 이동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더 큰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