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리는 와중에 제프 베이조스(사진)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극히 일부 억만장자들의 재산은 오히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블룸버그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세계 최고 갑부인 베이조스 CEO의 자산은 올 들어서만 237억달러(약 28조8,000억원) 증가한 1,385억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면서 아마존 주가가 연초 대비 21.7%나 급증한 덕분이다. 베이조스와 세기의 이혼 소송을 벌인 부인 매켄지 역시 80억달러를 추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산을 불린 억만장자는 이들뿐만이 아니다. 경쟁사인 월마트의 롭 월턴 회장은 24억달러를 벌어들이며 보유자산 규모를 567억달러로 늘렸고 아들인 짐과 딸 엘리스 역시 20억달러를 훌쩍 넘기는 자산 증가폭을 기록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도 13억달러 증가한 601억달러로 자산 규모를 키웠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마화텅 중국 텐센트 회장 역시 10억달러를 늘렸다.
자산이 늘어난 부호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투자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CEO는 같은 기간 138억달러나 잃었고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도 100억달러 넘게 자산이 줄었다. 이외에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84억달러, 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회장의 자산 감소폭도 150억달러를 훌쩍 넘었다. 이렇듯 100대 부호 중 77명은 자산 규모가 감소했고 500대 부호 전체의 순자산 규모도 연초에 비해 무려 5,530억달러나 감소했다.
이와 관련해 기관투자사인 밀러 타박+코사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맷 말리는 “(코로나19로 인해) 억만장자 간 격차는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회 양극화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미국의 실업자 수가 불과 3주 동안 1,700만명이나 급증한 것을 감안할 때 코로나19로 인한 부의 집중화가 사회 양극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말리는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