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총선 투표일인 15일 오전 광주 남구 봉선동 남구종합문화예술회관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선거인이 투표장으로 입장하기 전 발열 체크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프랑스 등 다수 국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선거를 연기한 가운데 한국에서 예정대로 15일 총선이 실시되자 외신들이 한국의 총선 상황에 관심을 두고 집중 보도했다.
영국 BBC는 “이번 선거가 국내 재확산을 촉발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지만, 현재로선 한국이 팬데믹 속에 무엇이 가능한지 또 한 번 증명하려는 듯하다”고 평가했다.BBC방송은 홈페이지에 한국의 총선 소식을 주요 기사로 소개했다. 투표장 앞에서 1m씩 떨어진 채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 유권자들은 손을 소독하고 비닐장갑을 착용한 뒤 체온을 측정한 이후에야 투표용지를 받아들고 기표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며 꼼꼼한 방역 절차를 설명했다. 로라 비커 BBC 한국 특파원은 일부 비평가들이 투표가 혼돈 속에 치러질지 모른다고 우려했지만, 앞서 사전투표 역시 차분하게 치러진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또한 사전투표율이 2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감염 공포가 투표 참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대구 지역에서 이날 오전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지난 금·토요일에 실시된 조기 투표에 역대 최고 수준의 참여가 이뤄졌고, 사회적 접촉 최소화 때문에 낮은 투표율이 될 것이라는 예측을 깼다”고 전했다.
영국 언론들은 특히 투표소 안팎의 철저한 방역 대책에 주목했다. 스카이 뉴스는 ‘한국,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도 총선 개최’ 제하의 기사에서 대규모 검사와 추적, 격리 조치로 선거가 열릴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을 측정하는 한편 손을 소독하는 등의 조치가 투표소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코로나19로 선거 유세 분위기가 상당히 바뀌었다는 설명도 더했다. 선거 기간에 요란하고 소란스러운 풍경이 펼쳐지지만, 올해는 대규모 집회 대신 마스크를 쓴 채 먼 거리에서 유권자들과 만나고, 주먹이나 팔꿈치 인사로 악수를 대신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한국에서 여당의 대승이 일본·싱가포르처럼 선거를 치를지 고민하는 정상들에게 위험을 무릅쓰고 선거를 진행할 정치적 이득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