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새로 개발한 지대함 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면이라며 2017년 6월 9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연합뉴스
21대 총선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15일 높아지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북풍(北風)’은 미풍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전날 북한은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선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됐다. 북한은 순항미사일 외에도 수호이 계열 전투기까지 동원해 도발 수위를 높여 남한의 총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발휘한 바 있다. 총선 직전에 있었던 북한의 도발에 대해 여야 정치권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현근택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논평을 내고 “선거를 하루 앞둔 오늘 한반도 전역을 긴장하게 하는 군사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북한은 남북 평화를 해치고 동북아 긴장만 조성하는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 대변인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협상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의도적 위협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걸림돌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연국 미래통합당 선대위 상근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올해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 운운하며 친서까지 보냈던 북한의 진짜 민낯”이라며 “그들은 여전히 우리의 적이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정 수석대변인은 민주당 도종환 후보(충북 청주·흥덕)가 “우리가 (북한보다 미사일을) 더 많이 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지적한 뒤 “이런 안보인식을 가진 자를 공천한 것이 민주당이고, 장관으로 임명한 것이 문 정권”이라며 “이래도 ‘북한 바라기’ 민주당인가”라고 비난했다.
더불어시민당 우희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1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당 선거상황실에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종합상황판에 당선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권욱기자
민주당의 악재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이날 오후 10시 현재 민주당은 지역구 253곳 중 150곳(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36.1% 기준)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선 지상파방송 3사의 출구조사에서 나온 민주당의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비례대표 의석 예상치(16∼20석)을 합하면 민주당의 ‘단독 과반’(151석 이상) 압승이 예측된다.
이번 총선은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라는 초대형 변수 속에 선거가 진행되는 만큼 북풍이 선거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권자들이 2000년대 들어 북한과 관련 안보문제보다 부동산 등 민생 현안 문제를 중요시하고 있는 경향이 재확인됐다. 실제 직전 선거인 2016년 4월 9일에는 당시 4·13총선을 앞두고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 13명이 집단 귀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당시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권이 선거에 북풍을 활용한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총선 결과에서는 야당인 민주당이 예상을 깨고 123석을 차지해 122석에 그친 여당인 새누리당에 승리를 거둬 북풍은 미풍으로 끝난 바 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