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1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로 국내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이 본격화할 경우 자금시장 변동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이 국내 기업들의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보면서 1·4분기 실적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 항공사의 자산유동화증권(ABS)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되는 등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줄하향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권 불안도 커지고 있다. 김 차관은 “기업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금융시장마저 흔들리면 정상 기업에도 큰 부담”이라며 “금융회사가 실물부문을 충분하고 과감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그러면서도 “정부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본격 가동되고 국내 확진자 증가세가 진정국면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도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총평했다. 이어 “이번 코로나 위기 속에서 우리 경제는 다른 어떤 주요국보다 충격을 덜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성공적인 방역 대응과 함께 우리 경제의 구조적 측면에도 기인한다”고 풀이했다.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경제 비중이 큰 반면 이번 위기에서 큰 타격을 입은 관광 등 서비스업은 상대적으로 그 파급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세계 최고 수준 IT 기술 기반으로 성장한 온라인 소비는 오프라인 소비 감소를 상당 부분 완충하고 있다”며 “로봇 등 기술력을 기반으로 구축된 제조업 자동화는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는 버팀목으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