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 레버리지 ETN 괴리율 ‘뚝뚝’...당국 제재 약발 먹히나

첫 매매중단...국제유가 급락 영향
증권사들 LP 물량 늘리기도 한몫

투자 과열 논란을 일으키며 일부 원유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사상 처음으로 매매가 중단된 가운데 거래가 가능한 레버리지 원유 ETN의 경우 ‘괴리율’ 수치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에도 국제 유가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는데다 LP(유동성 공급자) 역할을 맡은 증권사들이 괴리율 수치 조정을 위해 한도 물량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의 가격은 전 거래일(종가 기준)보다 22.56% 하락한 3,020원에 마감했다.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20달러선이 무너지는 등 국제 유가의 하락세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거래소에 상장된 원유 레버리지 ETN 총 4종 가운데 이날 유일하게 거래가 가능한 종목이었다. 나머지 3종의 ETN은 지난 8~14일 5거래일 연속으로 괴리율 수치가 30%를 넘어 거래소로부터 거래 정지 조치를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른바 ‘풍선효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가 반등을 하는 개인 투자자들이 유일하게 거래 가능한 미래에셋 ETN으로 몰려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하지만 괴리율은 감소세를 보였다. 물론 유가 반등을 기대하며 개인들은 이 ETN을 약 54억원 규모로 순매수하는 등 관심은 여전히 큰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이날 1,000억원 규모로 추가 상장했고 LP 물량이 확보되면서 괴리율은 전 거래일(약 29%)보다 약 5%포인트 낮아진 약 24%(종가 기준)로 끝냈다. 한편 이날 거래가 막혔던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530031)’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등은 17일 다시 매매가 가능해진다. 거래가 재개된 후에도 괴리율이 또 30%를 초과할 경우 거래소는 LP의 한도 물량 등에 따라 무기한 거래 중단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