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임호선 후보가 거리 유세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21대 총선에서 울산 울주군 미래통합당 서범수 후보가 15일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개표 방송을 본 뒤 꽃다발을 목에 걸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유상범(왼쪽) 후보와 동생인 배우 유오성(오른쪽)씨가 5일 횡성 둔내지역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대여당을 탄생시킨 이번 21대 총선에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바로 검찰과 경찰 출신 후보자들이 서로 맞붙은 ‘ 검·경 매치’였다. 검경 수사권 조정을 둘러싸고 검경이 치열한 기 싸움을 벌였던 터라 두 조직 출신 후보자들의 맞대결은 투표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지역구 3곳에서 성사된 검경 맞대결은 2승 1패로 경찰 출신 후보자들이 웃었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북 중부3군(증평·진천·음성) 선거구에 출마한 경찰 출신 임호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0.6%(5만4,126표)의 득표율로, 47.8%(5만1,081표)를 얻은 검사 출신의 경대수 미래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지난해 말 경찰청 차장에서 물러난 임 당선인은 올해 2월 총선 출마를 선언하며 정계 입문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재선의 경 후보를 물리치고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경찰대 2기인 임 당선인은 충북 진천·충주경찰서장과 경찰청 기획조정관, 경찰청 차장 등을 거치며 지난해 말 퇴임할 때까지 37년간 경찰에 몸담아왔다. 문재인 정부 들어선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 경찰청을 대표해 출석하며 검경 수사권 조정과 경찰개혁 과제를 진두지휘한 경찰 내 대표적 기획통으로 꼽힌다. 퇴임 직후 꾸준히 중부3군 출마설이 흘러나왔지만 지난 1월 19일 돌연 “정치는 제가 몸담을 곳이 아니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며 임 후보 영입에 공을 들였다. 특히 내부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3명의 예비후보가 공천 신청을 한 중부3군 선거구를 추가 공모 지역으로 결정해 임 당선인에게 문을 열어줬다. 임 당선인이 지난 2월 19일 입당해 공천 신청을 하자 그를 단수 공천했다. 결국 임 당선인은 제주지검장,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장을 지낸 뒤 정계에 입문해 이 선거구에서 내리 재선에 성공한 경 후보를 누르고 금배지를 달게 됐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맞붙은 검경 대결에서도 울산지방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을 지낸 서범수 미래통합당 후보(52.7%)가 검사 출신의 김영문 더불어민주당 후보(43.4%)를 누르고 당선됐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경찰에 뛰어든 서 당선인은 이번 총선에서 친형인 부산진갑의 서병수 미래통합당 당선인과 함께 형제가 나란히 여의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반면 강원 홍천·횡성·영월·평창 선거구에서는 검사장 출신의 유상범 미래통합당 후보(48.5%)가 서울지방경찰청을 지낸 원경환 더불어민주당 후보(38.4%)를 꺾고 국회 입성을 확정했다. 영화 ‘친구’의 배우 유오성의 친형으로도 잘 알려진 유 당선인은 2014년 서울중앙지검 제3차장검사 재직 당시 ‘정윤회 문건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이듬해인 2015년 2월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같은 해 12월 창원지검장으로 부임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이 출범하면서 그가 지휘한 수사팀은 정씨의 국정개입 의혹 등 내용이 아닌 문건 유출 자체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춘 나머지 ‘비선실세’ 최순실(최서원)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그는 2017년 6월 창원지검장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전보된 데 이어 두 달도 안 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연달아 좌천성 인사를 당하자 사표를 던졌다. 올 2월 고향인 영월에서 총선 출마 선언을 한 유 당선인은 선거구 획정 전후 3선 군수인 박선규 전 영월군수와 홍병천 전 농협 감사위원장을 잇따라 꺾고 본선에 진출한 끝에 결국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