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브리핑을 열고 있다. /워싱턴DC=로이터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던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지난달 직원용 마스크 부족 상황 해결을 위해 대만에 SOS를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관련 상황을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백악관 직원용 마스크 물량 미비가 행정부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처 기능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해외로 눈을 돌려 지난달 14일 대만 정부에 도움을 청했다는 것이다.
이때는 미 당국이 공식적으로는 건강한 사람들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는 방침을 내리던 시기였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3일에서야 국민에게 마스크 등 안면 가리개의 자발적 착용을 권고하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을 내린 바 있다.
대만은 미국의 요청에 50만개의 수술용 마스크를 정부 대 정부 수송 방식으로 기부했으며 이 가운데 대부분은 국가전략비축량(SNS)용으로 보관됐으나 3,600개는 백악관 직원 및 당국자용으로 따로 배정됐다고 WP는 전했다. 이를 통해 백악관은 행정부의 마스크 착용 관련 방침 변경 2주 전에 이미 마스크 물량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한다.
WP는 이번 일은 마스크 착용에 대한 당시 행정부의 공식 입장과 그 이면에서 핵심 백악관 인사들을 위한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벌어졌던 쟁탈전 사이에 극명한 간극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동시에 일부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이 일찌감치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에 드라이브를 걸어왔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WP는 전했다.
WP에 따르면 백악관의 마스크 물량 확보전은 매슈 포틴저 NSC 부보좌관이 주도했다. 그는 광범위한 마스크 착용이 감염 확산을 줄여 미국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동시에 감염 확산 방지를 통한 행정부의 정상적 기능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지난 1월부터 아시아 지역에서의 코로나19 발병 문제를 예의주시해왔다고 WP가 전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