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도 현금 바닥...항공사들 셧다운 위기

운항 격감 속 고정비 매달 수천억
이달안에 현금보유 '제로' 예상
정유사 유동성에도 심각한 영향

김포국제공항 항공기 주기장에 발이 묶인 국적 항공사 항공기들이 주기해 있다./이호재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업계 1위인 아시아나항공(020560)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1,942억원에 불과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제선 운항이 8%도 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달 2,000억~3,000억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해 보유 자산을 모두 소진,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다.

항공사들의 셧다운 우려에 정유업계도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항공유 재고가 쌓일 뿐 아니라 헐값에 내놓아도 사겠다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고부가가치인 항공유는 두 달 이상 보관하면 제품이 변질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자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판매 감소율은 80~90%대까지 치솟았고 정유사들은 항공유 처치가 곤란한 상태에 놓였다. 또한 항공사들은 자금이 없어 항공유 대금 지불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항공사들에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안을 조속히 내놓아야 한다”며 “항공사의 셧다운이 발생할 경우 정유업계뿐 아니라 협력업체들에도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코로나19의 여파로 여객 운행이 급감한 인천 영종도 대한항공 기내식 센터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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