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면역반응으로 폐 손상..코로나 ‘사이토카인 폭풍’ 막는다

미국 MIT 연구팀, 항체 유사 구조에 혈액 용해성 추가한 인공 단백질 개발
세포실험에서 사이토카인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대폭 줄여..동물실험 추진
일본에서 바이러스 침입시 면역력 높이는 물질 폭주 막는 치료방법 제시도

염증 신호를 받아 항체(갈색)를 만드는 B세포(녹색)의 모습. /사진=월터&엘리자홀의학연구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증 환자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폐에 심한 손상이 발생하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을 막는 인공 단백질이 실험실에서 개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미디어랩 산하 ‘분자구조 실험실’의 장 수 광 수석연구원과 MIT 코흐 연구소의 칭 루이 연구원이 17일 ‘QRB 디스커버리’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부분적으로 항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인공 수용체 단백질이 세포실험에서 사이토카인을 스펀지처럼 흡수해 대폭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동물 시험(전임상)을 거쳐 사이토카인 폭풍을 겪은 환자에 임상 시험을 거칠 방침이다.


사이토카인은 염증과 다른 면역반응을 자극하는 신호전달물질(단백질)인데 세포의 표면 수용체와 결합해 작용한다. 이를 막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소수성 아미노산을 비슷한 구조의 친수성 아미노산으로 대체하는 QTY 코드를 개발했다. 세포 표면 단백질의 소수 영역(hydrophobic region)을 수용성으로 변하게 조작한 것이다. 여기에 ‘FC 리전(FC region)’이라는 항체 조각도 붙였다. 수용체 단백질이 혈류를 타고 도는 동안 더 안정적인 구조를 유지하게 돕고 면역계로부터 공격받을 위험도 낮추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케모카인, 인터페론, 인터류킨 등 6종의 사이토카인과 결합하는 수용체 모방 단백질을 디자인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사이토카인 수용체는 진짜와 비슷한 강도로 사이토카인에 결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토카인 폭풍이 진행되는 동안 분출된 과도한 사이토카인을 대부분 흡수했다.

한편 사이토카인 폭풍은 코로나19 외에도 에이즈 바이러스(HIV), 간염 바이러스 등의 감염으로 촉발된다. 각종 세균 감염이나 암 면역치료의 부작용으로 생길 수도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자 현미경 영상. /미 NIH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

한편 일본 히라노 도시오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 초대 이사장 등이 참여한 연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세포에 침입하면 면역 기능을 높이는 인터류킨6이 과다하게 생성돼 면역체계의 폭주(暴走)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를 억제하는 방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는 논문(‘이뮤니티’ 인터넷판)을 내놨다.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20%가 중증화하며 일부에서 폐렴이 악화해 숨을 못쉬어 숨지는데 ‘인터류킨6’를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하면 치료가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류킨6 기능을 억제하는 약물은 류머티즘성 관절질환 등의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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