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스탠퍼드대
한국 사회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신기욱 스탠퍼드대 교수 겸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이 4·15 총선을 두고 “국민이 문재인 정부에 두 번째 기회를 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같은 이념적 정책이 더 강화할까 우려된다고 밝혔는데요.
신 교수는 17일(현지시간)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총선 결과 분석을 위해 마련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국민들이 지난 3년을 모두 만족하지는 않지만 더 잘 하라고 두 번째 기회를 줬다”며 “조기 레임덕은 피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는데요. 이어 “이번 선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모든 이슈를 잡아 먹었다”며 “정책 이슈를 다루는 게 선거의 의미인데 이를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에는 나쁜 소식이라는 건데요. 신 교수는 선거 결과 동과 서로 나뉜 정치 양극화가 문제라고도 했습니다. 양극화를 줄이고 작은 정당에 더 많은 자리를 주려고 도입한 비례연동제도 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문재인 정부가 국내외 정책에 자신감을 갖고 밀어붙일 것이라고 봤습니다. 강한 국민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임기 2년을 하게 된다는 것인데요. 신 교수는 “여당과 지도부는 총선 결과를 지금까지의 정책을 국민이 승인한 것으로 보고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이데올로기적 정책은 더 공격적으로 할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는 점이 위험한 부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여당이 의석 수의 60%을 차지한 것을 말한 것인데요. 그는 “한국 경제는 그동안 어려웠고 향후 성장률을 높이는 게 큰 도전”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정책 코스를 바꿀지가 문제인데 내 걱정은 선거 결과로 정책에 자신감을 갖고 더 밀어 부칠까 하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일본과의 관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고 주한미군 방위비 협상도 정부가 강하게 나오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때인 11월까지 타결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북한 이슈는 선거에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미래통합당에 대해서는 전략과 전술에서 모두 패배했다고 단언했는데요. 신 교수는 “통합당은 단지 정부만 공격하면 된다는 환상을 갖고 있었다”며 “정책 어젠다에서 실패했고 다양한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통합당은 여전히 오래된 리더십을 갖고 있어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리더십, 명확한 어젠다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