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내부. /AP연합뉴스
지난 1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기대로 크게 올랐는데요. 다우지수는 2.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은 2.68%, 나스닥은 1.38% 상승했습니다. 특히 다우 지수는 이 주에 2.21%, S&P 500은 약 3%, 나스닥은 무려 6.1%나 상승했는데요. 다우의 경우 최근 2주 상승폭이 15%에 달하면서 1938년 이후 최고치를 보여줬습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경제지표와 반대로 가는 주가 움직임을 두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당장 지난 달 소매판매는 전달에 비해 8.7%나 폭락했고 실업급여 신청자 수만 2,200만명에 달합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첫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역할론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제로금리로 내린 이후인 3월23일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연준은 무제한 양적완화(QE)와 투기등급 채권 매입도 발표했지요.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체이스 헤드는 “전통적으로 연준의 반대편에 서는 건 지는 전쟁”이라고 했습니다. 연준이 주가를 밀어 올린다는 뜻이지요. JP모건은 내년 상반기 주가가 최고치를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도 1·4분기와 2·4분기 경기가 위축된 뒤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V자’ 회복을 기대하는 것이죠.
사망자 예측치가 감소한 이후부터 주가가 오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두 번째입니다. 이번 위기는 경제위기가 아니라 보건위기이기 때문입니다. 투자자들이 금리와 상품가격, 이익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코로나19 관련 지표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이슨 토머스 칼라일그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워싱턴대학이 예상한 총 사망자가 감소하기 시작한 3월 말에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금은 일부 주들의 경제활동 재개와 함께 빠른 정상화를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는 과거와 달리 나스닥이 피난처가 됐다는 해석입니다. 일부 변동성이 있지만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기술기업에 자금이 쏠리고 있습니다.
물론 주가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도 적지 않은데요. 경제활동을 재개해도 매우 느릴 것이고 언제 다시 예전 같은 상황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습니다. 마이크 베일리 FBB캐피털파트너스의 리서치 이사는 “경제 자료가 쏟아져도 사람들이 코를 잡고 눈을 감고 (주식을) 사는 것 같다”고 했는데요. 어떻게 보면 이것이 지금 상황에 맞는 얘기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