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심재철 대표권한대행 등 의원들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4·15 총선 참패로 당 지도부의 대대적인 개편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새 원내사령탑 선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황교안 전 대표의 사퇴로 공백 상태인 당 지도부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는 데 공감대를 마련한 데 이어 원내지도부도 새롭게 꾸려야 한다는 쪽으로 당내 여론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대표 권한대행인 심재철 원내대표가 이번 총선에서 낙선한 만큼 21대 국회 임기가 시작하는 5월 말 이전에는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 등을 위한 4월 임시국회가 본격 가동되는 만큼 새 원내 리더십에 대한 요구가 있다.
여기에 ‘김종인 비대위’가 언제 출범할지 예단하기 힘든 만큼 당의 공식 ‘투톱’ 중 한 명인 원내대표를 일찌감치 선출, 참패의 충격에 빠진 당을 수습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합당 내에서는 21대 국회의원 당선인 대회를 조기에 열어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3선 이상 당선인 사이에서 눈치싸움도 한창이다.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오르는 주호영 의원은 지난 16일 라디오에 출연, ‘원내대표를 맡을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주위에서 누가 적임이라고 할 때 가능한 일”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놨다.
이번에 5선이 된 당선인은 주 의원과 정진석·조경태 의원, 서병수 전 부산시장 등 4명으로, 이들 모두 당 대표 또는 원내대표 후보로 꼽힌다.
4선이 되는 김기현 당선인도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정책위의장 등을 두루 거친 만큼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이번 총선 참패로 대대적 혁신 필요성이 제기된 만큼 ‘개혁과 쇄신’ 이미지를 앞세울 수 있는 젊은 3선, 나아가 재선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3선이 된 김태흠 의원, 무소속으로 4선에 성공해 복당을 신청한 권성동 의원이 공개적으로 원내대표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영남권 3선 의원으로 발돋움한 김도읍·박대출·윤재옥 의원과 조해진 당선인도 거론된다.
‘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유의동·하태경 의원의 경우 ‘개혁보수’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다만 통합당 전체가 격랑에 휩싸인 만큼 일단 몸을 낮추는 이들도 있다. 자칫 원내사령탑 등 당내 권력을 둘러싼 ‘이전투구’가 통합당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8년 만에 국회에 돌아오는 권영세 당선인은 지난 17일 페이스북 글에서 “안타깝게도 지금 당 안팎에서는 새 지도부를 꾸리는 것에 관한 논의만 눈에 띈다”면서 “지금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왜 졌는지’에 대한 철저한 성찰”이라고 지적했다.
3선에 성공한 장제원 의원도 페이스북에 “지금은 모두가 비워야 한다. 모두가 죄인”이라며 “이토록 엄중한 시기에 당권이나 당 헤게모니를 두고 조금이라도 다투는 모습을 보인다면, 이제는 정말 끝”이라고 적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