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혁명 참여 고려대학생 부상자 명단. /사진제공=문화재청
“4·19혁명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에서 벌어진 최초의 민주화 운동이고 전 세계 학생운동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정부는 그 의미를 특별히 기리고 4·19혁명의 정신을 인류에게 남기기 위해 4·19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추진할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60주년 4·19혁명 기념식에서 4·19혁명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언급하면서 자료 현황과 등재 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19혁명 기록물은 1960년 2월 28일 대구 시위를 시작으로 3·15 부정선거 이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혁명까지 전개 과정, 혁명 이후 결과와 관련된 기록물을 지칭한다. 국가기관과 국회, 정당이 만든 자료뿐만 아니라 언론 보도, 개인 기록, 수습 조사서, 각종 사진과 영상 등 약 2,700점으로 구성되며 소장 기관도 국가기록원과 국회, 대학 박물관, 기념사업회, 개인 등 다양하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 7월 4·19혁명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했다. 그러나 그해 10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면서 신규 등재신청 접수가 중단됐다. 유네스코 집행이사회가 제도개선안을 승인하지 않아 수차례 미룬 것이 오는 10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유네스코가 표면적으로는 제도개선을 내세웠지만 세계기록유산 제도가 한국·중국과 일본의 첨예한 갈등을 불러온 ‘일본군 위안부 기록물’ 문제와 맞물려 있어 또다시 절차가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국내외 문화재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이사회 및 위원회 개최가 미뤄질 공산도 있다.
박형빈 문화재청 학예연구관은 “제도 개선이 예정대로 정상적으로 끝나면 내년 상반기에 4·19혁명 기록물 신청서를 제출해 2022년 하반기에 등재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절차에 따라 세계기록유산 신청서가 제출된다면 4·19혁명 기록물의 등재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기록유산은 유네스코가 전 세계에 있는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 1997년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는 16건을 보유한 기록유산 강국이다. 현대 기록물 중에는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과 ‘새마을운동 기록물’ ‘KBS 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 등이 등재됐다.
한편 문화재청은 세계기록유산 등재와는 별도로 4·19혁명 유물을 민주화 문화유산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을 추진 중이다. 지자체와 유관기관 추천을 받아 4·19혁명 유물 179건을 발굴했고, 그중 기록물 7건을 우선 등록 추진 대상으로 정했다. 4·19혁명 참여 고려대 학생 부상자 명단, 연세대학교 4월 혁명연구반 수집 자료, 부산일보 허종 기자가 촬영한 김주열 사진, 자유당 부정선거 자료, 이승만 사임서, 마산 지역 학생 일기, 동성고 이병태 학생이 쓴 일기 ‘내가 겪은 4·19 데모’가 포함됐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