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업들의 신규 채용을 쪼그라들게 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사상 최악의 취업난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을 통해 취업한 학생 수는 해마다 줄어 들고 있다. 지난 2016년 7,728명이 취업해 취업률이 89.2%를 기록한 적도 있지만, 2017년 취업률은 79.7%, 2018년에는 71.6%로 뚝 떨어졌다. 이런 추세라면 지난 해 취업률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률이 계속 떨어지는 것은 지난 2016년 지하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 정비를 하다 현장실습생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안전규제가 강화되면서 중소기업들이 현장실습을 꺼리는 ‘역설’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안전사고 위험성 때문에 특성화고 인재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든 중소기업들이 채용을 축소하면서 가장 먼저 고졸 취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실적 부진에 빠진 중소기업들의 채용 여력이 급격히 떨어진 데다 코로나19로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취업을 위한 필수 관문인 현장실습이 아예 실종되거나 일정 자체가 지연되는 등 이중, 삼중고에 몰리고 있어서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안전규제 강화에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채용 여력이 줄어든 중소기업들이 특성화고생 현장실습을 안 하겠다는 이야기들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며 “올해 특성화고 졸업생들의 채용 한파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과 같은 정부 지원사업 덕에 매년 6,000~7,000명의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중소기업에 취업할 기회가 생겼지만 코로나19로 현장실습이 실종되다시피 하면서 고졸 취업기회는 그만큼 더 줄어 드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채용시장의 약자인 특성화고 졸업생들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08년 도입된 특성화고 인력양성 사업은 특성화고에 교과과정 개발 운영비, 현장실습비, 연수비 등을 지원해 중소기업 취업을 돕고 있다. 현장 기능인력 수요에 맞는 인력을 중소기업이 채용하도록 돕는 게 목적이다. 한해 예산은 330억원 규모로 200여개 학교의 학생이 지원을 받는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