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한파로 지역 민자유치사업 잇따라 좌초 위기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 계약해지 진행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도 사업계약 해지
중입자암치료센터은 중도금 납부 못해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사업도 입찰 실패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제공=대전시

경기 둔화 장기화와 부실 사업자 참여 등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중점 추진중인 민자유치 사업이 잇따라 좌절되고 있어 지역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상황이 더욱 악화하면서 민자유치 사업이 정상화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도시공사는 지역 숙원 사업중 하나인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 민간사업자인 KPIH와 체결했던 유성복합터미널 용지매매계약 해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도시공사는 KPIH측에 오는 28일까지 대출 정상화가 되지 않으면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다. KPIH측은 지난 1일 유성복합터미널 조성사업 시공사로 현대엔지니어링을 선정하고 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사업 추진의지를 보였으나 대출 실패로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대전 유성복합터미널 개발사업은 총사업비 1,244억원을 투입해 유성구 구암동 일대 10만2,080㎡ 부지에 지하 7층, 지상 10층, 연면적 29만4,371㎡ 규모로 행복주택 등이 함께 하는 복합터미널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2023년 3월 완공예정이었으나 사업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대전도시공사 관계자는 “이달 28일까지 대출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용지매매계약을 해제하고 이어 사업협약 해지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남지역 현안사업도 순탄치 못하다. 내포신도시 내 종합병원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중입자암치료센터가 병원 부지 매매 계약에 따른 첫 중도금 납부 기한을 지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입자암치료센터는 지난해 10월 내포신도시 내 종합의료용지(3만4,212㎡)를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낙찰받고 계약금 19억1,000만원을 납부했으나 이달 16일까지 첫 중도금 분납액 28억7,400여만원을 납부하지 못했다. 중입자암치료센터는 당초 3년 간 여섯 차례에 걸쳐 용지대금 총 172억여원을 분납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은 3,000여억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300병상 이상 규모의 종합병원과 중입자가속기암치료센터를 건립하는 프로젝트다.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 조감도./사진제공=충남도

이에 앞서 충남 관광산업의 30년 숙원인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이 또다시 좌초됐다. 사업 시행자인 KPIH안면도가 1차 사업이행보증금 잔금을 기간 내에 납부하지 못하자 충남도는 올해 초 본계약을 해지했다. 도는 사업자 측에 두 차례에 걸쳐 보증금 납부 기한을 연장해줬지만 잔금 납부 기한인 지난 18일 90억원을 미납했다. 충남도 측은 “사업 백지화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2개 업체의 경쟁구도가 될 때 재공모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는 1991년 안면도 관광지 지정 이후 민간자본 유치를 통해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으나 수차례에 걸친 입찰 무산과 공모조건 위배로 인해 협상 지위 박탈, 계약불이행, 보증금 납부 실패 등으로 사업추진에 실패했다.

인천지역의 경우 청라지구에서 추진되고 있는 일부 대형 프로젝트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공모가 무산되거나 재입찰이 진행되는 등 잇따라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을 갖춘 의료복합타운을 조성하기 위한 사업자 공모 결과 제안서를 제출한 업체가 나타나지 않아 지난달 31일 유찰됐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에 따라 공모계획을 보완해 이른 시일 안에 재공모를 추진하기로 했다. 청라의료복합타운은 26만1,000㎡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며 사업 부지에 최소 500병상 이상 종합병원과 의료바이오 관련 산학연시설·업무시설·상업시설 등을 유치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인천경제청은 차병원그룹과 사업이행협약을 체결하고 청라의료복합타운을 추진했으나 지난해 4월 개최된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위원회에서 사업자 공모를 의결함에 따라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대전·인천=박희윤·장현일기자 hypark@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